소설 마농 레스코와 푸치니와 마스네의 오페라 - 오페라의 타락 남녀 재즈의 발생지를 찾아서 미시시피 강의 하류로 내려가면 도착하는 최종 기착지가 뉴올리언스다. 미국이 독립하기 전까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뉴올리언스는 대대로 면화와 곡물을 수출했던 항구 도시였다. 아프리카에서 노예 무역으로 끌려온 흑인들이 첫발을 내딛는 신대륙이었으며, .. 음악의 선율 2017.01.12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 희곡 토스카와 오페라 토스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는 19세기 유럽 전역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에게 깊은 고민을 안겼다. 프랑스 혁명의 대의에 공감한 유럽의 공화주의자들에게 나폴레옹은 자유·평등·박애라는 혁명 이념의 계승자이자 전파자였다. 하지만 유럽 각국의 민족주의자에게 나폴레옹 군대는 프랑.. 음악의 선율 2017.01.11
파시즘이 사랑한 작곡가 - 레스피기와 오르프 “악마 꿈을 꾸었어.” 카를 오르프 초상 판화 독일 작곡가 카를 오르프(Carl Orff, 1895~1982)는 종종 땀을 흘리며 깨어나 멍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세 번째 부인인 작가 루이제 린저(Luise Rinser)의 회상이다. 오르프의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1937)는 오늘날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음악의 선율 2017.01.10
죽어가던 멜리장드의 창문으로 들어온 현대음악 - 희곡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와 오페라 페리아스와 멜리장드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던 세기말의 프랑스를 사로잡았던 건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의 오페라였다. 바그너는 자신이 직접 대본 집필과 작곡을 도맡아 오페라의 전통적 관습에 의문을 던지고 ‘음악극’으로 재정립하고자 했던 야심가였다. 그는 이야기의 내용을 전달하는 레치.. 음악의 선율 2017.01.05
프랑스 낭만주의 연극이 탄생하던 날 - 빅토르 위고의 희곡 에르나니와 베르디의 오페라 에르나니 나눔글꼴 미리보기 네이버 한글캠페인 도움말 1830년 2월 25일 프랑스 파리의 국립극장 ‘코메디 프랑세즈’에는 아침부터 전운(戰雲)이 감돌았다. 당시 28세의 작가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85)는 자신의 연극 『에르나니』의 초연을 앞두고 고전주의자들을 비판한 뒤 새로운 낭만주의 .. 음악의 선율 2017.01.04
완성을 위한 다양한 시도 - 미완성 명곡 1865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근교에 사는 76세의 작곡가 안셀름 휘텐브레너에게 손님이 찾아왔다. 34세의 작곡가 겸 지휘자 요한 폰 헤르베크였다.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프란츠 슈베르트에 대한 것으로 흘러갔다. 헤르베크는 슈베르트 음악을 사랑했지만 슈베르트가 죽고 3년 뒤에 .. 음악의 선율 2017.01.03
악녀 속에 감춰진 어머니의 눈물 - 빅토르 위고의 루크레치아 보르차와 오페라 루크레치아 보르자 성직자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기준이 오늘날과는 달랐다고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에도 ‘교황의 서자(庶子)’는 도덕적 부담이자 굴레였다. 가톨릭 교리가 성직자의 대처(帶妻)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법한 결혼 자체가 성립할 수 없었다. 내연 관계에서 낳은 혼외자식의 경우에는 .. 음악의 선율 2017.01.02
누군가의 고별작, 다른 누군가의 대뷔작 - 라신의 희곡 페드르와 오페라 이폴리트와 아리시 많은 비극은 아버지의 부재(不在) 상황에서 비롯한다. 미국 감독 줄스 다신(Jules Dassin, 1911~2008)의 1962년 영화 [페드라(Phaedra)]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에서 그리스의 선박왕 타노스(라프 밸론Raf Vallone 분)가 출장으로 집을 비운 사이, 아내 페드라(멜리나 메르쿠리 분)는 양아들 알렉시스(앤서.. 음악의 선율 2016.12.29
러시아 민족주의 작곡가들을 매혹시키다 - 젓가락 행진고 젓가락 행진곡(The Celebrated Chop Waltz) 초반 악보 “아빠, 나랑 피아노 쳐요.” 1877년 어느 날.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더 보로딘(Aleksandr Borodin, 1833~87)의 작업실에 들어온 어린 의붓딸 가냐가 말했다. 보로딘은 멈칫하다 한 마디 물었다. “하지만 가냐, 너 아직 피아노 칠 줄 모르지 않니?” “.. 음악의 선율 2016.12.28
왜 죄 없는 자가 고통을 받는가 - 소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와 희가극 캉디드 “많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버림받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마약을 하고 매춘에 종사합니다. 왜 하느님은 이런 일들이 벌어지도록 내버려 두시나요? 아이들은 아무런 죄도 없는데요.” 2015년 1월 18일 필리핀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 1936~)에게 열두 살 난 소녀가 울면서 이렇.. 음악의 선율 201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