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제20대 총선일이라, 하루를 쉰다.
지난 금요일 사전투표까지 마쳐서 내일은 어머니를 뵈로 시골에 간다.
지난 5년전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혼자 시골에서 기거하고 계시는데 건강까지
그다지 좋지 않으셔서 늘 걱정이다.
전화를 드리면 늘 하시는 말씀이 네 아버지가 복이 있는 분이라고 하시면서 나도
하루 빨리 하나님 곁으로 가고 싶다고 하신다.
이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 중에서 정말 죽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머니께서 죽고 싶다는 것은 나이 들어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시니 자식에게 짐이
된다고 늘 느끼시는 것 같다.
우리 형제들이 어머니께 드리는 용돈은 한 사람당 10만원씩 해서 50만원을 드리고
아버지께서 연금에 가입하신 돈과 노령연금 등 해서 한달이면 100여만원 안팎의
돈을 매월 쓰신다.
아니, 돈을 쓰시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시면서 본인을 위해서는 한푼도 쓰시지 않고
그 돈을 아껴서 손자들에게 몇십만원씩 주신다.
평생을 자신을 위해서는 한푼도 아까워하셨지만 자식들과 손자들을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을 그런 분이다.
농삿일을 너무 많이 하셔서 허리가 구부러져 펴지도 못하면서 식사를 손수 준비해서
외롭게 식사하시는 어머님의 안쓰러운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가난한 살림에 평생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또한 내 자신이 부끄럽다.
아파트로 모셔와 살고 싶지만 그것도 녹녹치 않다.
요즘 시어머니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우리 어머니도 자부들과 함께 지내시는 것이
몹시 불편하여 무슨 일이 있으면 하룻밤 주무시고 바삐 떠나신다.
연세가 드시니 입맛도 떨어져서 드시고 싶은게 아무것도 없다고 하신다.
기침도 많이 하셨는데 다행히 곰보배추차를 자주 드시고 나서부터 기침은 잦아
들었지만 숨이 가쁘다고 하신다.
힘들게 계시면서도 자식들을 위해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셔서 교회로 새벽
기도를 가셔서 자녀들의 무사안녕을 기도하신다.
하루라도 기도를 드리지 못하시면 자녀들에게 무슨 큰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아
불안하셔서 꼭 교회에는 날마다 가셔야 한다고 한다.
전에는 우리 어머니도 도시에 사는 어머니들처럼 세련되고 멋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는 철없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내 어머니가 너무 자랑스럽다.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존경한다.
그 많은 시련을 이겨 내시고 우리 5형제를 남부럽지 않게 키워주셨다.
섬에 계시기 때문에 한달에 한번 어머니를 뵈로 가는 것도 버겁고 어떤 때는 쉬고
싶어서 가기 싫기도 한 내 자신이 부끄럽다.
어머니께서 나에게 주신 사랑이 얼마인데 겨우 한달에 한두번 가는 것도 번거워
하는 내 자신을 탓해 본다.
내일은 어머니 찾아 뵙고 삼겹살에 상추쌈 맛있게 먹고 보고 싶은 우리 엄마 싫컷
보고 와야겠다.
안쓰럽고 사랑스런 우리 어머니 내일 뵐께요, 사랑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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