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필, 나의 일상 등

내 엄마

히메스타 2016. 4. 15. 14:19

 

 

사랑하는 내 엄마!

손과 발이 다 닳도록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논과 밭으로 뛰어 다니시던 그 활력은

어디에다 다 버리시고 이제는 미소조차도 힘이 없으신 내 엄마,

그토록 모진 세월 손과 발과 얼굴에 그 흔적을 켜켜이 쌓아 놓으신 내엄마

 

허리조차 펴지 못하시면서도 자식들을 위해 새벽마다 차디찬 긴 의자에 몸을

기댄체 하나님께 정성을 다해 기도하시는 내 엄마.

내가 엄마에게 무엇을 해 드려야 할까요?

한달에 한번 겨우 찾아가면 바쁘고 힘들텐데 왜 왔냐고 하시면서도 보고 싶은

자식 얼굴 세세히 살피시는 내 엄마

 

엄마 곁에 눠워 있으면 이불 끌어다가 덮어 주시고 보일러 온도 높여서

춥지 않느냐고 몇번이고 물으시는 내엄마,

엄마는 혼자 계실 때 기름값 들어 간다며 전기장판에 의지하시면서도

자식의 건강을 먼저 살피는 사랑하는 내 엄마,

 

식사할 때면 밥 많이 먹으라고 몇번이고 '더 먹어라, 배고프지 않느냐' 물으시는

엄마의 그 정성 무시하지 못해 한숟갈이라도 더 먹으면 환한 미소를 띠우시는

내 엄마의 그 고귀한 사랑과 헌신을 반만이라도 갚을수 있으면 좋으련만

전화 한통화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고 엄마에게 죄스럽다.

 

집에 가서 겨우 청소하고 엄마 드실것 조금 가져다 드리는 것이 효도인 양

스스로를 위안으로 삼는 내 자신이 가증스럽다.

티 없이 맑은 미소 속에 감춰진 내 엄마의 외로움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엄마를 홀로 두고 시골집을 떠나올 때 엄마의 눈속까지 말라 버린 눈거풀 속에

엄마의 수정 같이 고운 눈물은 어디에서 나올까?

저 눈물속에 엄마는 5형제나 두었는데 너희들은 나만 홀로 내버려 둔채

너희들만 희희낙낙하며 사는 구나 하는 회한이 담겨 있지는 않을까?

 

엄마와 사진을 찍어 본지가 너무 오래됐다.

오랜만에 사진으로 내 엄마를 뵈니 너무 곱고 예쁘시다.

시골에서 뼈가 다 닳토록 힘들게 일하시며 화장품 한번 바르지 않으셨어도

늘 하얀 피부를 간직하셨던 고운 새색시 같았던 내엄마의 얼굴에 고통과

외로움과 기쁨과 슬픔의 모든 흔적들을 다 조각해 놓으셨다.

 

사랑하는 내엄마!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같이 있으면 눈물부터 나오게 하는 내 엄마,

가쁜 숨을 몰아 쉬는 내엄마의 숨결 속에 내 한숨까지 합해서 숨이 턱까지

막혀온다.

사랑하는 내 엄마, 5월에 뵈로 갈께요, 사랑해요 내엄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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