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
- 부제: 고전 속 지식인들이 마음 지키기
- 글: 박수밀, 멋글씨: 강병인
<머릿말>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길을 지켜간 이들의 한마디
o 옛 사람들이 걸어간 길을 탐구하다 보면 그들도 외롭고 힘들었으며, 어찌할 수 없는 운명에 내던져지기도 했음을 발견한다. 눈보라 속에서도 어떤 이들은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그들에게는 특별한 좌우명이 있었다. 그 문장을 끌어안고 그들은 삶의 질곡을 꿋꿋하게 견뎌 나갔다.
o 이 책은 옛 지식인의 삶을 이끈 한마디 문장과 그 문장을 오롯하게 드러내 주는 인생의 아름다운 국면을 이야기한 것이다.
- 나는 평소에 관심 갖던 고전 인물들의 행적을 살피고, 그 사람을 가장 절실하게 말해 주는 하나의 문장과 그 문장을 설명해 주는 빛나는 한 장면을 찾고자 했다.
- 어떤 생각으로 삶을 대하고, 삶의 파도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 나갔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했다.
1강 큰 열매를 맺는 꽃은 천천히 핀다
o 가죽신을 신으면 편안하고, 나막신을 신으면 위험하다. 그렇지만 편안하여 방심하기보다는 위험하여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 낫다. - 조선 후기 봉서 유신환
o 진짜 위험은 위험함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험함을 모르는 데 있다. 인생길에는 크고 작은 돌부리들이 도처에 있어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o 남이 잘한 것이 있으면 칭찬해 주고 남이 잘못하거든 덮어 주어라. 남이 나를 해치려 해도 맞서지 말고 남이 나를 비방해도 묵묵히 참아라. 그러면 해치던 자는 스스로 부끄러워할 것이며 비방하던 자는 스스로 그만둘 것이다. - 일본에서 귀화한 대구사람 김충선 -
o 남의 허물을 보려 하지 말고 좋은 점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어 칭찬해주어라. 거센 바람보다는 따뜻한 햇볕이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법이다. 명심하라.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o 배가 뜨고 꼭지가 떨어지는 데는 스스로 그 때가 있다. - 19세기 문신 담인 신좌모
o 선부체락(船浮滯落) : 배가 뜨고 꼭지가 떨어지는 데는 스스로 그 때가 있다.
- 수도선부(水到船浮) : 물이 차면 배가 뜬다. 즉 물이 불어나면 큰 배는 저절로 떠오르듯이 모든 일에는 거기에 맞는 ‘그 때’가 있다.
- 과숙체락(瓜熟滯落) :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진다. 즉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듯이 조건이 성숙되면 일은 자연히 이루어지게 된다.
o 도광양회(韜光養晦) :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재능을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며 기다리면 언젠가는 크게 쓰임을 받을 때가 온다.
o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 - 이순신
o 힘든 일이 찾아오면 스스로 돌이켜 깊이 성찰하고 감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 율곡 이이
o 율곡 이이가 스무 살에 쓴 자경문(自警文)
1. 먼저 그 뜻을 크게 가져야 한다.
2. 마음이 안정된 자는 말이 적다.
3. 제때가 된 뒤에 말을 한다면 말이 간략하지 않을 수 없다.
4. 생각이 어지러울 때에는 정신을 가다듬어 가만가만 다룰 것이요, 그 생각에 이같이 애쓰기를 오랫동안 하면 반드시 차분히 안정되는 때가 있을 것이다.
5. 늘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홀로 있을 때를 삼가는 생각을 가슴에 담고서 유념하여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일체의 나쁜 생각이 자연히 일어나지 않게 된다.
6. 모든 악은 모두 홀로 있을 때를 삼가지 않음에서 생긴다.
9. 힘든 일이 찾아오면 스스로 돌이켜 깊이 성찰하고 감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집안 사람들이 변화되지 못하는 것은 단지 나의 성의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10. 밤에 잠을 자거나 몸에 질병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눕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비스듬히 기대어서도 안 된다.
o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나를 성장하게 한다.
o 오래 힘쓰며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성취에 이른다. - 하륜
- 하륜이 큰아들의 이름을 ‘오랠 구(久)’로 짓고 남긴 당부의 말: 나무는 오래 자라면 반드시 바위 골짜기에 우뚝 서고 물은 오래 흐르면 반드시 바다에 이른다. 사람의 배움도 이와 같다. 오래 힘쓰며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성취에 이른다.
o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일은 많이 벌이지 말라. - 조선 후기 학자 허목
- 말이 많으면 실패가 많고 일이 많으면 해로움이 많다.
- 인생사 대부분의 오해와 갈등은 생각 없이 던진 사소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말은 아낄수록 좋다.
o 입을 지키면 허황된 말이 없고, 몸을 지키면 허황된 행함이 없으며, 마음을 지키면 허황된 움직임이 없다.
o 아름다움은 오래 머무르지 않고 명예는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 - 조선 후기 이옥
o 남의 언행을 즐겨 받아들여 너의 인격을 바루라. - 조선 후기 문신 권만
- 권만의 취인명(取人銘: 남의 좋은 점을 취한다):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의 생각 중에 반드시 한 가지 얻을 것이 있으며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의 생각 중에 반드시 하나의 실수가 있다. 하물며 남이 모두 잘못된 것도 아니고 내가 모두 옳은 것도 아님에랴. 남의 언행을 즐겨 받아들여 너의 인격을 바루라.
o 스스로를 낮출 수 있는 사람만이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다.
o 그대는 그대의 법을 따르라.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 허균
o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은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십계명 가운데 하나
o 잠시 재난을 당했다고 청운의 뜻을 꺾지 말라. - 정약용
o 정약용이 귀양 중에 아들에게 준 가훈을 담을 편지
- 아침에 햇볕이 먼저 든 곳은 저녁에 그늘이 먼저 들며 일찍 핀 꽃은 먼저 시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돌고 돌아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뜻을 품고 세상을 사는 사람은 잠시 재난을 당했다고 청운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 사나이의 가슴 속에는 항상 가을 매가 하늘로 치솟는 기상을 지녀야 한다.
2강 잊어야 이룬다
o 재능이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긋지 말라. - 김득신
o <중용>에 나오는 앎의 세 단계
- 생이지지(生而知之) : 성인과 같이 배우지 않고도 태어나면서부터 깨닫는 사람
- 학이지지(學而知之) : 위인들처럼 배워서 앎에 이르는 사람
- 곤이지지(困而知之) : 고생하면서 공부한 끝에 앎에 이르는 사람. 평범한 사람들
o 김득신은 어려서부터 머리가 무척 나빠서 남과 똑같은 방법으로 공부해서는 절대로 남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남이 책을 한 번 읽으면 열 번을 읽고, 남이 열 번을 읽으면 백 번을 읽었다. 그는 서재 이름을 억만재(億萬齋)로 지었다. ‘백이전’을 1억 1만 3천 번 읽은 것을 기념한 것이다. 1억은 지금의 십만이란 뜻이니, 자그마치 한 권의 책을 11만 3천 번 읽은 것이다.
o 아는 것이 이미 완전하다고 스스로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하는 자이다. - 조선후기 문인 홍길주
o 홍길주는 평소 ‘망연자실(茫然自失)'이란 말을 금과옥조로 여겼다. 망연자실의 본래 뜻은 제정신을 잃고 어리둥절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망연자실은 남의 실력을 보고 분발하는 마음을 가리켰다.
o 스스로 다 알았다고 말하는 자들은 하나도 모르거나 반도 이해하지 못한 자라고 생각한다.
o 문장은 다만 독서에 있지 않고, 독서는 다만 책 속에 있지 않다. 산과 시내, 구름과 새나 짐승, 풀과 나무 등의 볼거리 및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 속에 독서가 있다.
o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오지 않았다.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오늘에 달렸을 뿐이다. - 18세기의 학자 혜환 이용휴
- 공부하지 않은 날은 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니 공친 날과 같네.
o 하루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겐 의미로 가득한 날이 되고 누군가에겐 헛되이 흘려보낸 날이 된다.
o 행하느냐 행하지 못하느냐는 능력이고, 도달하느냐 도달하지 못하느냐는 운명이다. - 성호 이익
o 이익은 실천을 중요하게 여겼고 배움에는 의문을 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의문을 일으키지 않으면 앎이 알찬 것이 될 수 없다고 하였다.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서는 안 되며 모르고 지내는 것보다 따져서라도 밝히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o 이익은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는 질서(疾書)를 실천했다. 질서란 빨리 적는다는 뜻으로,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그때그때 메모를 해두는 것이다.
o 높은 산을 쳐다보며 큰 길을 걸어간다. - 시경(詩經)
o 배움은 반드시 의문을 일으켜야 한다. 의문을 일으키지 않으면 아는 것이 실하지 못하다. 의문을 일으킨다는 것은 우물쭈물 망설여 결정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렇게 하여 옳다는 것을 안다면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살펴야만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 이익
o 버려 두면 돌이고 쓰면 그릇이다. - 조선 후기 석주 권필
o 아무리 하찮은 기술이라도 잊은 뒤에야 이룰 수 있다. - 연암 박지원
o 연암 박지원은 마음에 드는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몇 번이고 고쳐쓰기를 마다치 않았다. 자식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길을 걷다가 무언가에 몰두하면 문득 모든 것을 잊은 듯 멍하니 있었다고 한다.
o 좋은 것일수록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성취하고 싶다면 나머지를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o 재능과 인격이 성숙해지기를 기다려도 늦지 않다. - 조선중기 김귀영
o '엽등(躐等)‘ : 순서대로 단계를 밟지 않고 등급을 건너뛰어 올라간다는 뜻.
o '지위가 높아도 나아감에는 단계가 있다. 넘어지지 않도록 삼가며 단계를 뛰어넘지 말라. 차근차근 올라가며 넘어질까 두려워하라.‘ - 조선 중종의 기묘사화 때 귀양을 간 기준이 귀양지에서 계단을 보고 쓴 글.
o 성급히 가려 하지 말고 조그만 이익을 보지 말아야 한다. 성급히 하면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조그만 이익을 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 공자
-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멀리 가느냐이다.
o 이미 지난 일을 염두에 두지 말고 올 일도 생각하지 마라. 오직 현재를 보고 정신을 집중하여 굳게 지키라. - 지봉 이수광
-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는 시집 ‘송시’의 열한 번째 시에서 앞날을 걱정하는 여인을 꾸짖으며 시간의 덧없음을 일깨운 뒤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생은 짧다. 희망을 크게 가지지 말라.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순간에도 시샘하는 시간은 지나가나니. 오늘을 잡아라. 내일은 최소한만 믿으라.”
o 남이 한 번 하면 나는 백 번 한다. - 조선중기 학자 조익
o 조익이 시간을 아껴 공부하기 위해 다짐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손님을 대할 때 실없는 한담 나누지 않기, 술 마시기 좋아하지 않기, 장기와 바둑 즐기지 않기. 그는 허비하는 시간 없이 공부에 전념하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o 남과 똑같이 해서는 결코 남보다 앞설 수 없다. 남이 한 번 할 때 나는 몇 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o 나는 무엇을 할까? 책을 읽을 뿐이다. - 이덕무
o 군자가 한가롭게 지내며 일이 없을 때 책을 읽지 않고 다시 무엇을 하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작게는 쿨쿨 잠만 자거나 바둑이나 장기를 두고 크게는 남을 비방하거나 재물과 여색에 힘쏟게 된다. 아아! 나는 무엇을 할까? 책을 읽을 뿐이다. - 이덕무 ‘이목구심서’ 중에서
o 독서는 정신을 기쁘게 함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은 받아들여서 활용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해박해지는 것이다.
o 하루를 배우면 하루를 사람 노릇 하고, 일 년을 배우면 일 년 동안 사람 노릇 한다. - 홍대용
3강 진짜 나로 돌아가라
o 남을 보기보다 나 자신을 보고, 남에게서 듣기보다 나 자신에게 들으리라. - 위백규(열 살 때 벽에 붙여 놓았던 좌우명)
o 안으로 마음에 부끄럽지 않고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도록 가까운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면 오랜 복이 저절로 도타워지리라. - 위백규
o 먼 것은 가까운 것이 쌓인 것이다. - 서애 유성룡
o 유성룡이 젊은 시절부터 삶의 지향으로 삼은 말이 원지(遠志)이다. 원지는 본래 마음이 편치 않고 정신이 어지러울 때 심기를 편하게 해주는 약재를 뜻했다.
- 먼 것은 가까운 것이 쌓인 것이고 뜻은 마음이 향해 간 것이다.
o 멀리 있는 것은 붙잡기 어렵고, 붙잡기 어려운 것은 아름다워 보인다. 눈앞의 것은 평범하고 보잘것없어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까이 있는 것은 거들떠보지 않고 멀리 있는 것만을 좇는다. 그러나 먼 것도 실은 가까운 것이 쌓인 것이다.
- 먼 곳에 뜻을 두되 가까운 이곳에 충실하다 보면 언젠가는 먼 곳에 이르게 된다.
o 자신을 속이지 말라. - 이황
o 남이 보는 데서는 정직한 듯 행동할 순 있어도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정직하기란 쉽지 않다. 퇴계 이황은 ‘자신을 속이지 말라(無自斯)’는 세 글자를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애썼다.
o 퇴계 이황이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은 네 개의 경구
1. 삿된 생각을 하지 말라(思無邪)
2. 자신을 속이지 말라(無自斯)
3. 혼자 있을 때를 삼가라(愼其獨)
4. 모든 것을 공경하라(毋不敬)
o 나쁜 일인 줄 알면서 하는 것도 자신을 속이는 행위지만 선한 일인 줄 알면서 하지 않는 것도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o 송나라 채원정 : 혼자 갈 때 그림자에 부끄러울 것이 없고, 혼자 잘 때 이불에 부끄러울 것이 없다.
o 말이나 행동에 있어서는 항상 겸손하고 삼가서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지 말라. 그리고 몸가짐을 굳게 가져서 나태하지도 거만하지도 말며, 말을 많이 하지 말라. - 퇴계 이황의 가훈(손자에게 보낸 편지)
o 스스로 떨어지지 말고 유종의 미를 거두라. - 조선 중기 기준
o 교만한 자는 높은 자리에 오르면 뻐기고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한다. 남이 속으로 인정해 주지 않으니 스스로 권위를 내세운다.
- 겸손한 자는 높은 자리에 올라도 우쭐대지 않는다. 아랫사람을 받아들이고 같은 자리에 서려 한다. 스스로를 낮추지만 남이 세워 주고, 스스로 숨기지만 남이 드러내 준다.
o 기준은 선반에 유종판(有終板)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물건을 담고 있어도 끝내 떨어지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때문이다. 유종판은 자기 자리에 감사하고 만족할 줄 아는 것, 아랫사람을 포용하고 낮은 자리에 서는 것이 오랫동안 제 몸을 보존하는 길임을 알려준다.
o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다면 사물도 나를 옮길 수 없다. - 혜환 이용휴(성호 이익의 조카. 18세기에 연암 박지원과 쌍벽을 이루는 문단의 큰 학자)
o 배고프면 밥을 먹으면 그뿐이고 목마르면 물을 마시면 그뿐이다. - 이이엄 장혼
o 하루아침의 걱정이 아닌 평생의 근심을 걱정하라. - 김시습
o 내 잘못을 말하는 자가 내 스승이고, 내게 좋게 말하는 자는 나의 적이다. - 조선 중기 김성일
o <순자(筍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 나를 꾸짖으며 대하는 자는 나의 스승이고 나를 올바로 대해 주는 자는 나의 벗이며 내게 아첨하는 자는 나의 적이다.
o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 나의 잘못을 말해 주는 사람이 나를 성장케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한다. 인생에 나의 잘못을 지적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하나쯤 있다면 그 삶은 훨씬 풍부해질 것이다.
o 말은 침묵을 통해 깊어진다. - 조선 중기 문신 장유
o 산처럼 우뚝하고 못처럼 깊으면 봄날의 꽃처럼 환히 빛나리라. - 남명 조식
o 조식은 61세가 되던 해, 지리산 덕천동에 들어가 산천재를 짓고 그 방에 좌우명을 내걸었다.
- 항상 미덥고 삼가며 사악함을 물리치고 참됨을 보존하라. 산처럼 우뚝하고 못처럼 깊으면 봄날의 꽃처럼 환히 빛나리라.
o 온 세상과 함께 즐기면 여유가 있지만 자기 혼자 즐기면 부족하다. - 연암 박지원
o 내가 진정 행복해지고 싶다면 남도 행복하도록 해야 하고, 내가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우리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즐거움은 전염되어 온 세상이 즐거워할 것이다.
4강 어리석을 데 어리석어라
o 어리석을 데는 어리석고, 어리석지 말아야 할 데는 어리석어서는 안 된다. - 박팽년
o 남에게 원망함이 없고 자신에게 잘못이 없도록 하라. 뜻과 행동은 위와 비교하고, 분수와 복은 아래와 견주라. - 오리 이원익의 좌우명
- 남을 탓하거나 남의 흠을 들추지 말고, 늘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이 없도록 노력하며, 삶의 지향은 더욱 높은 데 두고, 처지와 형편은 더욱 낮은 데 서라는 뜻이다.
-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것은 소유의 크기가 아니라, 그 크기를 남의 것과 비교하는 태도에 있다.
o 내가 어떠한 형편에 있든지 만족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것, 이를 일러 자족(自足)이라고 한다. ‘조건’이 채워져야 주어지는 것이 ‘만족’이라면 ‘자족’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긍정하는 것이다. 자족할 수 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행복의 원천이 될 것이다.
o 모든 일에 선을 다하라. - 채제공
o 부끄러움을 지고 살기보다 부끄러움 없이 죽는 것이 낫다. -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 규암 송인수
o 조선 명종 때 윤원형이 양재역 벽서 사건으로 송인수를 모함해 사약의 명이 떨어지자 아들에게 당부의 글을 썼다.
- “내가 화를 입었다고 해서 기죽지 말고 책을 부지런히 읽고 술과 여색을 멀리하라. 장례는 검소하게 하고 예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라. 부끄러움을 지고 살기보다 부끄러움 없이 죽는 것이 낫다.”
o 세 번 생각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 이규보
o 이규보는 사잠(四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섣부르게 생각지 말라. 섣부르게 생각하면 그르치기 쉽다. 너무 깊이 생각지 말라. 너무 깊이 생각하면 의심만 많아진다. 헤아리고 절충하여 세 번 생각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o 나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내게 이로운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 조선 후기 만호 신무
o 신무가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은 큰 뜻이 있었으나 서얼이어서 벼슬길이 제한되어 있었다. 나이 일흔 살에 동해의 고성현으로 들어갔다. 고성현으로 이사갈 때 그는 과일나무의 씨앗을 많이 챙겼다. 어떤 사람이 이를 비웃자 선무가 대답했다.
- “무슨 말이 그리 째째한가? 군자는 자신의 능력이 자신을 위해 쓰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네. 나는 내 할 일을 할 뿐이고, 내게 이로운지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네.”
o 주위에 자기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만 가득한 것 같아도, 가만히 살피면 기꺼이 남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거나 힘껏 도우며 사는 이들도 많다.
o 힘을 다해 책을 읽고 시간을 헛되이 버리지 마라. - 초정 박제가
o 벽(廦)이 있는 사람은 버림받은 자이다. 벽이란 글자는 질병과 치우침으로 이루어져, 편벽된 병을 앓는다는 뜻이 된다. 벽이 편벽된 병을 의미하지만, 독창적인 정신을 갖추고 전문의 기예를 익히는 것은 벽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 박제가 -
o 높은 사람이 되기는 쉬워도 좋은 사람 되기는 어렵다. - 도암 이재의 어머니
o 어머니의 오롯한 헌신 덕에 이재는 스물셋에 알성문과에 합격했다. 민씨는 기뻐 눈물을 흘리면서 당부했다.
- “네가 귀하게 된 것이 기쁘지 않을 수 없구나. 그러나 높은 사람 되기는 쉬워도 좋은 사람 되기는 어렵다. 나는 이것을 깊이 근심한다.”
- 그녀는 자식이 ‘높은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기를 소망했다. 혹시나 교만해져서 남을 업신여기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하여 높은 벼슬에 오르는 일보다 따뜻하고 선한 성품을 갖추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들려주었다.
o 민씨는 평소 ‘분(分)’이라는 한 글자를 좋아하여, “사람은 각자 그 본분을 염두에 두고 지나치거나 넘치는 일이 없어야 그 행실이 올바르게 된다.”고 당부하곤 했다.
o 뜻을 굽히지 말고 이름을 구하지 말자. - 조선 중기의 시인 자민 이안눌
o 이안눌은 서른두 살 되던 해에 함경도 단천의 군수로 부임하게 되었다. 단천은 진주가 많이 나고 말 목장이 있는 데다가 조선 최고의 은 생산지였다. 임진왜란 이후 법망이 느슨해지자 유혹에 빠진 관리들이 이권에 개입해 큰돈을 챙겼고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에게 돌아갔다. 이에 이안눌은 다음의 명(銘)을 지어 스스로를 경계했다.
- “나는 오은지의 시에서 ‘불역심(不易心)‘ 세 글자를 뽑아 동헌의 편액에 달고 명(銘)을 지어 스스로 힘쓰고자 한다.
- 명에 말한다. “뜻을 굽히지 말고 이름을 구하지 말자. 갈고 닦으면 정밀해지고 한결같은 마음이면 진실하게 된다. 물건을 가까이 않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리라.”
o 아무리 다짐해도 유혹의 상황에 직접 부딪히면 쉽게 생각을 굽히게 된다. 자신의 뜻을 지키려면 아예 유혹이 될 만한 상황이나 물건을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o 남이 일을 도모할 때 절대로 보증을 서지 말라. - 조선시대 학자 김안국
o 퇴계 이황도 자식에게 “빚보증을 절대 서지 말고 이자놀이를 절대 하지 말라”라는 가훈을 남겼다.
o 성경의 잠언에서도 “남의 보증을 서거나 담보를 서지 말라. 네가 갚을 힘이 없으면 네 누운 자리마저 빼앗기리라.”라고 경고하는 것을 보면 빚보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오랜 옛날부터 큰 골칫거리였음을 알 수 있다.
- 빚보증을 서주는 동기는 순수한 신뢰와 막역한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그것이 가져오는 불행은 나 한 개인의 고통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가까웠던 관계를 원수지간으로 만들고 가족끼리도 서로 미워하거나 등을 돌리게 만든다.
o 한창 때 힘쓰지 않으면 썩은 풀과 함께 사라진다. - 조선 중기 충암 김정
o 김정은 인생무상을 느끼자 문득 자신이 안고 있는 근심이 하찮은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근심하느라 기력을 소진하기보다 인생에서 정말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어리석은 자는 어영부영 살다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지만 지혜로운 자는 분발하여 영원히 썩지 않는 향기를 남긴다고 생각했다.
o 김정은 편하게 노는 것을 경계한 ‘일락잠(逸樂箴)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 “파도를 질주하고 골짝을 내달려도 백 년 인생 금방 지나가니 한창 때 힘쓰지 않으면 썩은 풀과 함께 사라져 버리리라.”
o 청춘의 때에는 누구나 젊음이 오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나고 나면 잠깐이고 하룻밤의 꿈과 같다. 주자는 “봄풀은 아직 깨지도 않았건만 오동나무 잎은 가을 소리를 전해 준다.”라고 읊었다. 봄의 정취를 맡기도 전에 이미 가을이 오고 마는 것이다. 좀 더 즐기자, 한숨 더 자자 하는 사이에 세월은 순식간에 흘러간다.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깨닫고 뜨거운 열정을 품었더라면 현재는 조금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한창인 날이니까.
o 밝은 날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다. - 안중근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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