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할만한 것들

(실버뉴딜프로젝트 2) "58년생 개띠 그들은 ?" ..... 베이비부머의 핵심층

히메스타 2010. 1. 20. 08:45

‘58년생 개띠’는 한국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의 상징이다. 최초로 신생아 수 80만 명 이상을 기록했던 이들은 ‘채이는 것이 58년 개띠’라고도 불렸다. 개띠 세대의 성장에 한국 사회가 요동 치고 격변을 겪은 이유기도 했다.

58년생 개띠는 격변하는 환경속에서 민주화와 경제성장이라는 한국현대사의 두 과업을 온 어깨에 짊어졌다.
중학교 입시가 무시험제로 바뀌고 고등학교 입시에서도 소위 ‘뺑뺑이’를 거치는 등 평준화 1세대 답게 교육제도의 격변속에 중고시절을 보냈다. 대학시절 민주화의 바람속에 청춘을 불살랐고 사회진출 직후에는 아직 넥타이가 목에 익숙하기도 전에 ‘넥타이 부대’의 주역으로 거리로 뛰쳐나갔다.

‘자식 많은 집안의 아이들 모두 밥을 빨리 먹는다’고 했다. 단군이래 최다 동년배를 둔 이들은 정치체제의 개선에 그치지 않고 경제 도약의 촉매로 맹활약했다.
80년대 후반~90년대 정보기술(IT)를 근간으로 한 제2경제 도약을 이들이 이끌었고, 부모님을 모시면서도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 우리나라를 OECD의 반열에 올려놓은 주역이었다.


58년 개띠생의 결혼과 출산은 ‘2백만호 건설’이라는 이름의 주택 수요 급증과 부동산 투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앞만보고 달리다 40대에 접어들면서 한숨을 돌리는가 했지만, IMF 외환위기를 맞아 생존을 위해 몸부림 쳐야 했다. 일부는 낙오했고, 살아남은 일부는 얇아진 월급봉투가 야속하기만 했다.

어렵사리 위기를 극복하지만 이번엔 자녀들의 사교육비를 대느라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한다. 깔고앉은 집이 재산의 전부.
은퇴가 몇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노후를 계획할 무렵, 베이비붐 세대라는 부모의 업보때문에 자녀들이 가장 치열한 대입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처연하게 지켜봐야 했다. ‘아들 딸 독립시킨 후엔 내 삶을 챙겨보자’ 했지만, ‘고용없는 성장’의 늪 속에 청년실업자 자녀를 껴안는 ‘캥거루 아빠’가 되고 말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58년 기준으로 직장인 평균 퇴직 연령은 만 53세, 평균 근속연수 20년 8개월이다. 스스로 ‘실속도 없으면서 정신없이 살아왔다’고 자평하는 ‘58년 개띠’. 통계 대로라면 내년에 이들은 한꺼번에 퇴직의 벼랑 앞에 설 것이며 대한민국은 이들의 경험이 사장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생산성 추락’의 위기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다행히 노사정위원회 김대모 위원장이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와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두겠다”고 말해 기대감을 갖게한다. 은퇴를 앞둔 그들과 고용없는 성장의 그늘에 시름할 자식세대 모두를 구할 수 있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노사정위 산하에는 ‘베이비붐세대 고용대책위원회’가 설치돼 오는 2월부터 운영되는데, 58년 개띠들이 그토록 원하는 정년연장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베이비붐 세대의 경험과 능력은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반드시 활용돼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말이 허언이 아니길 ‘58년 개띠’들은 기대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kak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