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록

신도 버린 사람들

히메스타 2009. 12. 23. 15:31

신도 버린 사람들

저자 : 나렌드라 자다브


제목에서 오는 처절함, Untouchable 접촉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

신이 그들을 버렸다. 난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에서는 약한 사람들에게 더 관심과 도움을 주라고 되어있지만, 힌두교에서는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4계급으로 구분되어 태어나고 태어난 후에는 자기의 운명에 순응하여 잘 지내면 내세에 행복하게 된다고 하는데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나 자기의 운명을 개척하여 인도의 최고가 된 나렌드라 자다브의 일가족의 생에 관한 전기이다.

나렌드라 자다브의 할아버지과 아버지 그리고 나렌드라가 인도의 카스트제도란 운명에 맞서 싸운 눈물겨운 이야기이다.


1900년대 초, 1억 7천만이 넘는 인도인들이 짐승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카스트라는 계급제도로 여전히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인도, 그중에서 막 카스트제도에 반기를 들기 시작한 시기의 한 부부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참고로 카스트제도란 인도의 계급제도로써 브라만(제사장),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노예)로 나뉘어 지며 수드라 중에서도 불가촉천민이 있다.


불가촉천민인 달리트는 자신이 뱉은 침이 땅을 더럽힐까봐 침 뱉는 통을 목에 메고 다니고, 그들이 디딘 땅은 더러워진다 하여 빗자루를 허리춤에 차고 다니며 그 길을 쓸어내야 했던 그들, 그리고 같은 힌두교 신자이지만 사원을 더럽힌다하여 아예 사원 내에 발을 디딜 수조차 없었으며 우물물도 그들이 손대면 더럽혀진다 하여 퍼가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게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전생의 잘못으로 지금 벌을 받고 있다는 믿음으로 주어진 삶을 체념한 듯 받아들였다. 그게 업이었고, 전통이라는 어이없는 구실로 받아들인 것이다. 어쩌면 교육을 전혀 받을 수도 없었고, 먹고 살기에 급급한 그들이 그렇듯 체념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저, 그날 하루 끼니라도 해결 할 수 있다면 그걸로 행복했던 그들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여기 주인공인 나렌드라 자다브의 할아버지인 다무와 소누,  달리트 하층 계급인 다무는 어느날 바바사헤브 암베드카르라는 지도자의 말을 듣고 세상에 눈뜨기 시작했다.

자신들도 인간의 권리를 가질 수 있고, 그 누구도 자신들의 삶을 지배 할 수 없으며 스스로 삶을 개척해 가야한다고 깨달았다.

그리고 투쟁하기 시작했다. 비록, 먹고 사는 것에 급급했지만, 개혁을 위해 싸우고, 하층민이 세상에 눈뜰 수 있도록 계몽하기 위해 동분서주 했다. 무엇보다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그는 자기 자식들에게 최대한의 공부를 시키기 위해 기꺼이 희생했으며, 자식들이 자기만의 주관을 가지고 삶을 개척하도록 어렸을 때부터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도둑이 되더라도 최고가 되어, 그 도둑 정말 대단한 놈이네, 라는 말을 듣게 하라"는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라는 그의 철학은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뇌리 깊숙이 남는다. 실제 있었던 두 주인공 다무와 소누의 막내 아들이 유명인사가 되어 쓴 소설이 아닌 산증인의 자서전에 가까운 한 가족의 일대기인 이 책은 읽는 내내 인간이기에 인간다운 대접을 받길 원한 당연한 그들의 권리를 찾아 가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엮어졌다.


다무의 시선과 소누의 시선, 그리고 마지막 아들의 시선으로 엮인 글까지,

지금은 비록 카스트제도가 희박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인도는 이름으로 가문으로 상층과 하층의 계급에 관한 무시가 은연중 나타난다고 한다. 깊이 뿌리박힌 고정관념이고 깊은 종교적 신념으로 받아 들였던 터라 여전히 쉽게 뿌리 뽑히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인도는 서서히 변하고 있다. 그리고 그 힘은 다무가 그렇게 치열하게 외쳤던 교육의 힘에서 나오고 그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한 그들 스스로로부터 나온다. 신은 비록 그들을 버렸지만, 그들 스스로는 자신들을 버리지 않은 것이다.


저자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이란 없다."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말이고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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