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록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히메스타 2009. 12. 23. 18:00

요즘 가능한한 모임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덕분에 귀가해서 혼자서 조용히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도 있고 또 독서량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참 좋은데 이러다가 친구들과 동료 직원들과의 사이가 멀어지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과 직원들은 젊어서 그런지 대부분 일찍 귀가하길 원하고 술자리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가 않아서 마음이 놓이긴 하지만 직장 동료가 아닌 친구들과의 만남이 너무 소원해진 것 같아 좀 마음 한구석이 어둡긴 하지만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 한층 더 좋은 것 같다.


최근에만 소설을 비롯하여 신앙서적, 자기경영, 인물 등 많은 책을 읽었다.

요즘 불혹을 훌쩍 넘겨버린 이 순간에 부자가 되고 싶어서 재테크의 99%는 실천이다, 미래형 부자들 등의 재테크관련 서적을 읽었고, 초겨울에 가슴 따뜻한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가슴 따뜻한 남자가 되고 싶어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란 책도 읽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책을 구입했더니 덤으로 준 책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란 책도 읽었는데 이책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나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책이었다.

러시아의 곤충학자인 류비셰프는 곤충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문학, 역사, 물리, 수학은 물론 다방면으로 많은 책을 읽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논문을 썼고 다른 사람들이 쓴 논문이나 이론에 대해 체계적인 이론을 정립하고 이를 비판하는 안목을 가지고 한시대를 자기 자신의 열정을 모두 쏟아 부었던 인물이다.


류비셰프는 하루에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들을 정리했는데 책 읽은 시간, 연구한 시간, 편지를 쓴 시간 등 일일히 시간으로 자기가 한일에 대하여 시간대별로 정리하고 매일 결산함과 아울러 매월 시간통계를 내고 또 이를 연간 통계로 작성하여 한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한 인간의 눈물겨운 시간경영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으나 어느 한편으로 보면 이렇게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너무 가혹한 학대란 생각도 들었다.


매일 8시간 이상을 자고 운동과 산책을 한가로이 즐겼으며 한 해 평균 60여 차례의 공연과 전시를 관람했던 사람, 보통 남자들이 그렇듯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직장에 다녔고 동료와 후배들에게 애정 어린 편지를 즐겨 쓰던 어찌 보면 평범하기조차 했던 류비셰프의 삶이 그 여느 유명한 철학자나 작가보다도 훌륭하게 보인 까닭은 무엇일까?


1972년 8월 31일 구소련의 과학자인 류비셰프가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가 세상에 남겨 놓은 것은 70권의 학술 서적과 총 1만 2,500여장(단행본 100권 분량)에 달하는 연구논문 그리고 방대한 분량의 학술자료들이었다.

인간능력의 한계를 여지없이 비웃는 엄청난 양의 원고 앞에서 놀란 사람들은 이후에 속속 밝혀지는 류비셰프의 학문적 성과와 철학, 역사, 문학, 윤리학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독창적 이론에 다시 한번 말을 잃고 말았다고 한다.


도대체 그 무엇이 류비셰프로 하여금 이토록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일까? 비밀은 그가 50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록해온 시간통계 노트에 있었다고 한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류비셰프처럼 시간을 경영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 자기자신에 대한 학대이며 또한 우리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남의 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시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한 소중한 선물이다.

류비셰프처럼 시간을 경영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하루하루를 낭비하는 시간을 아끼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나도 이제부터라도 얼마나 남은 시간인지 모르지만 좀더 시간을 아끼고 소중하게 사용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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