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새차게 불어대던 강풍도 아침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새파란 하늘 아래 따뜻한 햇살이 온 대지를 포근하게 감싸지만
나의 외로움과 쓸쓸함은 늘 그대로이다.
온 주변을 환하게 물들이고 있는 영산홍도 며칠만 지나면
시들어 그 아름다움을 잃고 어디론가 날아가버리지만
내사랑은 내곁에 머물지도 떠나지도 않고 비웃듯이 바라본다.
내 사랑은 자존심도 없이 오직 그대가 다가와서 사랑의 손길을
주기만을 기다리는 바보다.
오지 않을 사랑을 기대하고 바라만 보는 철부지이다.
내사랑의 이름은 꽃바람이다.
잠시 동안의 바람에 흔들리며 내 곁에 잠시 머물다 기약없이
떠나버리는 꽃바람이다.
어디로 가는지 알수도 없고 알려주지도 않은 꽃바람이다.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도 모르면서 바람의 속삭임에 빠져
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버리는 꽃바람이다.
하지만 이 못된 꽃바람을 나는 매일 기다리는 바보이다.
다시는 되돌아 오지 못하고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무작정 기다리다 지쳐 잠들어 버리는 나는 철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