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필, 나의 일상 등

술(酒)

히메스타 2016. 11. 21. 13:23

술은 왜 마실까?

마시면 쓰고 냄새나고 취해서 깨어나면 속이 쓰린 술을 세상 사람들은 즐겨마신다.

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 형제 모두 다 술을 마시지 않아서 사람들이

왜 술을 즐겨 마시는지 이해를 못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슬픈 일이 있을 때에도 기쁜 일이 있을 때에도 술과 함께 한다.

마시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고 마시면 흥이나서 세상을 다 얻은 것 같다고 한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잠시나마 세상의 모든 것을 잊고 지내고 싶다.

 

술에 취해 하지 못할 말 다하고 술에 취해 큰소리도 쳐보면서 살고 싶다.

그런데 나에게는 술이 이런 역할을 전혀 해 주지 못하니 답답하다.

나도 모든 것을 잊고 한번쯤은 세상을 향해 미친 듯이 소리쳐보고 행하지 못할

일을 나만이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다음날 일어나서 내가 언제 그런 얘기 했냐고 뻔뻔하게 말할 수

있다면 한번쯤 술에 취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한데 나는 오히려 술에 취하면 더욱

더 자신감이 없어지고 온 몸에 힘이 빠지면서 주눅이 들어가는 내 모습은 마치

수렁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생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술은 참 편리한 음식인것 같다.

아무리 죽을 죄를 지어도 취중에 한 행동은 용서되고 법에서도 어느 정도는 형량의

결정에 참작이되니 말이다.

세상에 없어져도 될 음식, 즉 기호품이 술과 담배가 아닌가 싶다.

 

다들 술과 담배가 아픔과 외로움 등을 다스려 줄 기호품이라고들 생각하는데

나는 왜 이런 물품이라도 좀 이용해서 내 가슴 속에 담겨져 있는 감정들을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고 늘 담아 놓아야 하는지 내 자신이 좀 답답하다.

술은 자주 마시면 주량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나와는 거리가 멀다.

 

아무리 마셔 보려고 애를 써도 마실 수가 없다.

마시는 순간 온 몸에 붉게 변하고 열이 나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이 아파서 도저히

마실수가 없는 것이다.

나도 술 마시고 이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고 싶은데.....

 

세상 사는 것이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이것 저것 생각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가지를 해결하고 나면 그 다음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세상을 살아 가면서 잊고 지내야 하는 것들을 하나 둘 빨리 잊어야 하는데.....

 

오늘은 늦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이 빗속을 걸어가고 싶은 가을,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시한 수 짓고 예쁜 카페

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고 나서 저녁은 경양식 집에서 와인 한잔하고 싶고

맨정신으로 지금의 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름다운 클래식 한곡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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