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다.
사무실이 30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은 30분간
산책과 운동을 겸해서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큰 대로변을 피해 사람들의 왕래가 한산한 골목길을 통해 주변의 경치를 둘러 보며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출퇴근하는 맛은 나에게 하나의 기쁨이 된다.
어떤 날은 아직도 청년인듯한 실현되지 못할 엉뚱한 상상을 하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날마다 달라지는 신록의 푸르름을 예찬하는 날도 있다.
요즘은 호수가에 피어 있는 이팝나무의 청초한 꽃으로 내 마음속에 있는 모든 근심과
욕심을 훌훌 털어 버리기도 하며, 가까운 산에 피어서 향긋한 꽃향기를 풍겨오는
아카시아 꽃 향기와 찔레꽃의 향기에 취하여 출퇴근을 한다.
날마다 조금씩 변해가는 주변 환경에 맞춰 나도 변해야 할텐데 내 삶의 변화에는
눈이 먼 채, 주변의 변화에 맞춰 기분만 변하는 느낌이다.
오늘 아침에는 비가 내려 자동차로 출근했다.
내 차의 mp3에서 쇼팽의 즉흥 환상곡, 즉 빗방울 환상곡을 선곡하여 감상했다.
차로 5분 거리 밖에 안되는 이 짧은 시간에 즉흥 환상곡은 나에게 너무도 큰 기쁨을
주었다.
5분간의 짧은 시간이 마치 내 인생의 전부를 연주하는 듯한 느낌이다.
어느 시점에서는 빠르게 세상의 흐름에 분노하게 하고 어느 시점에는 나비가 춤을
추듯 천천히 숨을 쉬며 내 삶의 뒤를 바라보게 하며, 또 한편으로는 기쁨에 넘쳐
승리를 만끽하게 하는 듯한 느낌의 연주를 듣다 보니 벌써 사무실이다.
책상의 서류들을 펼치기 전까지 즉흥 환상곡의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 컴퓨터
부팅하는 것도 잠시 미뤄두고 내 자리 바로 밑에 있는 호수가를 바라보니 빗방울이
조그만 풍선들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너무 환상적이다.
오늘과 같은 이런 환상적인 기분을 쇼팽은 음악으로 표현한 것 같다.
아마 오늘은 좋은 일만 있을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이 있는 날이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했으면 좋겠다.
기분 좋은 화사한 화요일이다, 비록 비는 내리지만 기분만은 화사한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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