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면 각종 경기 중계방송을 보거나 골프 아카데미나 레슨 등을 주로 많이 보는데 일요일에는 딱히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어서 EBS 세계여행이나 다큐멘터리 등을 주로 보게 되는데 이번주 일요일 저녁에는 EBS "다큐프라임 천국의 아이들" 이란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난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 혼자 자문해 보고 나는 과연 꿈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희망을 가지고 있는지 자문해 보았다.
어린 시절에는 실현되지 못할 많은 꿈을 꾸었다.
대목장을 가진 대농부가 되는 꿈도 꾸었고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꿈도 꾸었지만 그런 꿈은 이루지 못하고 뜻하지 않은 공무원이 되어 여기까지 이르렀다.
나 어릴적에 "개천에서 용난다"는 격언이 아무런 저항없이 쓰였다.
하지만 요즘 내 자식을 보면 아무리 큰 희망을 가졌다 할지라도 그 희망은 꿈에 불과할 뿐이다.
돈이 있는 사람이 더 큰 부자가 될 수 있고 권력을 가진 사람만이 그 권력을 맘껏 행사하며 살 수 있는 곳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희망은 현실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실현 가능한 것을 희망이라 정의한다면
희망은 시간과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성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이 세상인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식사 한끼 먹기가 힘든게 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밤 인도네시아 최대 쓰레기 매립장 부근의 쓰레기 산 인근에 움막 같은 집에서 꿈을 꾸며 살아가는 나디아 어린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생기발랄한 눈망울을 가지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 아이가 과연 이 세상에서
의사라는 꿈을 꾸며 살아가는 나디아에게 어떤 삶을 살아가게 할 것인지 걱정이다.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꿈을 이루지 못하고 끝내 좌절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11살의 나이로 쓰레기 매립장인 반타르에서 매일 자카르타 전역에서 8백 여대의
트럭이 쓰레기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매립장을 오가는 가운데 나디아는 매일 쓰레기
산에 올라 재활용 폐기물을 줏는 일을 하며 살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들풀처럼
굳건히 살아가면서도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숭고한 꿈을 꾸고 있는
착한 어린 아이다.
어렵게 학교에 다니면서도 의사가 되겠다는 꿈과 가족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 공부하겠다는 나디아의 의지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디아는 쓰레기 줍는 일로 인해 아무리 깨끗히 씻어도 고약한 냄새 때문에 친구도
없이 혼자 떨어져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너무 가슴이 아팠다.
쓰레기 산의 불도저와 포크레인 사이를 위험스럽게 넘나드는 나디아,
쓰레기 산은 나디아의 희망이며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쓰레기 위로 꽃이 피고 나비가 날기 시작했어요, 다른 산과는 달랐지만 아름다웠죠"
쓰레기 산에서 주운 인형은 내 동생의 행복이 되고 쓰레기를 팔아 번 돈으로 나디아는
학교에 간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꿈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
꿈은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한 것을 바라고 원하는 것이라 정의한다면 난 나디아가
꿈이 아닌 희망을 가지고 이 험난한 세상에서 이 소녀가 꿈꾸었던 의사라는 꿈을
희망으로 바꾸어 가기를 마음 깊이 기원해 본다.
나디아 소녀는 힘들게 쓰레기를 주워 판 돈으로 용돈을 받으면 동생들을 데리고
구멍가게에 가서 맛있는 과자를 사주면서 행복하게 미소짓는 모습은 마치 천상의
천사가 내려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힘든 세상에서 꿈을 꾸고 그 꿈을 희망으로 바꾸어 가려는 모습에서 지금
나는 과연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 자문해 본다.
나디아가 거대한 쓰레기 산에서 줍는 것은 쓰레기와 좌절이 아닌 가족에 대한 사랑과
세상에 대한 희망이지만 나는 과연 지금 무엇을 줍고 있는 것일까?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꿈과 희망은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내가 지금 줍고 있는
것은 그날 그날 꿈도 없이 시간만 보내며 지내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하는데 이제 퇴직할 날도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은데 퇴직 후
난 과연 어떤 꿈과 희망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냥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는 것보다 이 세상에 왔으니 뭔가 족적을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쓰레기 더미 속에서도 꿈과 희망의 나비가 날아가는데 난 옥토 속에서 살면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꿈과 희망을 내팽개치고 허송세월을 살것인가.
올 한해도 이제 한주 밖에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병신년에는 새로운 꿈과 희망을 마음에 되새겨야 겠다.
나디아 소녀처럼 척박한 곳에 사는 것도 아닌데 희망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
꿈을 꾸고 그 꿈을 희망으로 바꾸어 나가자.
'시, 수필, 나의 일상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의 아름다운 벚꽃 (0) | 2016.04.06 |
---|---|
2015년을 보내며... (0) | 2016.01.06 |
사랑하는 아버지 유지 (0) | 2015.12.10 |
허전하고 쌀쌀한 하루 (0) | 2015.12.08 |
떨어진 잎새 (0) | 2015.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