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평생학습
배우고 익히는 학습의 기쁨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o 논어의 시작은 어떻게 될까?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그것을 제 때에 실행하면 기쁘지 아니한가.
- 필자의 스승인 하병국 선생님이 학습의 기쁨을 설파한 논어야말로 공자(기원전 551∼479)가 인간적으로 얼마나 위대한지를 입증해 주는 책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선생님께서는 논어는 공부하는 게 기쁨인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능력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하셨다.
o 논어의 두 번 째 구절은 친구에 관한 이야기다.
-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o 논어의 셋째 구절은 자기관리에 관한 내용이다.
-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慍: 성낼 온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o 논어는 이 세 구절이 핵심을 이루면서 학습과 대인관계와 자기 수양에 관한 지혜와 리더십을 가르쳐준다. 하병국 선생님은 이 세 구절을 군자의 3대 조건이라고 가르친다.
알고 모름을 분명히 하라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o 공자가 자로에게 진정으로 아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아는 것은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o 자로는 용기가 있었으나 나서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대충 알면서도 자신 있게 아는 척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는 척 하다 보니 억지로 우기는 경우도 있었다.
- 공자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앎이라고 가르쳐 준다.
o 아는 것에 대한 공자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 자신에 대한 솔직함이 지식의 근본이다. 그러나 솔직한 게 어디 쉬운 일인가.
- 자신의 몸값을 아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안다면 능력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몸값은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급여가 아니다. ‘현재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곳에 가면 받을 수 있는 급여’로써 노동시장에서 결정되는 객관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이를 기회임금(opportunity wage)이라고 부른다.
질문의 힘
민이호학 불치하문(敏以好學 不恥下問)
o 공자가 활동하던 시절에 공어(孔圄)라는 권력자가 있었다. 그는 죽은 후에 왕으로부터 문(文)이라는 시호를 받아 공문자(孔文子)로 불리어졌다. 시호에 글월 문(文)자가 들어가면 상당히 훌륭한 사람을 뜻한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이 스승에게 공문자의 시호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질문을 한다.
- “공문자는 왜 시호를 문이라고 한 것입니까?”
- 공자가 이렇게 대답한다.
민이호학 불치하문(敏以好學 不恥下問)
머리가 영민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o 민이호학은 머리 회전이 빠르고 똑똑하면서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는 뜻이니 지식인의 조건이다. 그러나 공문자를 공문자되게 해준 행동은 불치하문의 자세이다. 아랫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으니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에서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o 불치하문의 자세는 대인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세계화·정보화시대에 우리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살아간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차이점을 축하해 주자”고 역설한다. 분야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면 서로를 보완할 수 있어서 좋다.
o 직원설문 조사에서 부하들이 상사에게 듣기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잘 모르겠는데 좀 가르쳐 주지”라고 한다. 남녀노소, 지위고하,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만나든 질문하는 자세만 가지고 있으면 어디를 가든 환영 받을 수 있다. 때로는 아는 것도 물어볼 수 있다. 상대방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의견이 다를 때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자. 의외로 자신이 보지 못한 면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o 불치하문의 자세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대화란 분위기가 중요하다.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대화가 성립되지 않는다. 명령과 보고만 있을 뿐이다. 진정으로 대화를 원하면 겸손하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불치하문(不恥下問). 공자가 활동하던 당시에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부하에게 물어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면 지식과 정보뿐만 아니라 존경심도 덤으로 따라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모든 답은 책에 있다
불여구지호학(不如丘之好學)
o 논어는 제자들이 주로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책으로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논어에서 다섯 번째 나오는 공야장(公冶長)편은 제자들에 대한 공자의 인물평이 진솔하게 묘사되고 있어 가히 인물평론집이라 해도 무방하다.
- 십실지읍 필유충신 여구자언 불여구지호학야(十室之邑 必有忠信 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
열 가구 정도의 작은 마을에도 반드시 나처럼 충직하고 신의를 중시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o 공자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충직과 신의임을 우선 내비치고 있다. 동시에 자신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자신처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 즉 호학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o 불여구지호학야(不如丘之好學也). 여기에 나오는 구(丘)는 공자의 이름이다. 그러니까 구지호학이란 표현은 공자의 호학이란 의미이다.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 일을 즐기는 사람
호지자 불여낙지자(好之者 不如樂之者)
o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과 억지로 하는 사람과는 경쟁력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o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낙지자(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종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 공자는 아는 것에 대한 깨달음의 과정을 지지자(知之者) 호지자(好之者) 낙지자(樂之者)의 3단계로 구분한다.
o 여기서 명심할 게 있다. 지지자(知之者) 호지자(好之者) 낙지자(樂之者)의 3단계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단처럼 단계를 밟아간다는 사실이다.
몰입의 즐거움
발분망식 낙이망우(發憤忘食 樂以忘憂)
o 공자는 논어 전편을 통해 학습하는 구도자의 모습을 다각적인 관점에서 보여준다. 공자는 평생 학습자로서 솔선수범하는 가운데 학습의 기쁨을 자주 언급해 왔다.
o 공자 시절 초나라 대부인 섭공이 자로에게 공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물었는데 자로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이 말을 듣고서 공자는 자신의 이야기라서 겸연쩍은 일이지만 자로에게 이렇게 대답할 수는 없었느냐고 이야기해 준다.
- 발분망식 낙이망우 부지노지장지운이(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
스승님은 배움을 좋아하여 알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면 밥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움으로 걱정을 잊으며, 늙음이 닥쳐오고 있다는 것조차도 알지 못할 정도입니다.
넓고 깊게 공부하라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o 배움과 생각, 이 중에서 어떤 게 더 중요할까. 이에 대해 공자가 역시 공자답게 절묘한 정답을 가르쳐 준다.
-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다.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스승을 잘 만나는 법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
o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성공비결이 있다. 스승을 잘 만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고백이다. 공자가 스승을 잘 만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될 만한 사람이 있다.
o 배우려는 마음이 갈급한 사람에게는 도처에 스승이 보이는 법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있을 때 세 사람의 행동을 보면 적어도 한 사람은 스승으로 섬길 수 있으리라. 당연히 세 사람 모두가 스승일 수도 있다.
- 또한 세 사람 중에는 도저히 스승으로 모실 수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는 반면교사로 받아들이면 된다. 반면교사야말로 “이 길은 진리가 아니니 오지 말라”고 온 몸으로 가르쳐 주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o 외교 전문지 「디플로머시(Diplomacy)」를 매달 영어로 발간하는 임덕규 회장은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고희를 훌쩍 넘기면서 “세상에는 나보다 못한 사람이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저명한 사람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각자의 소중한 경험이 있고 나름대로의 인생역정이 있어 모두가 배울 게 있다고 소개한다.
- 심지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조차도 가까이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름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한 행동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잘 아는 사람들에게 모르는 사람들처럼 “함부로 비판의 돌을 던질 수 없다”고 덧붙인다.
옛 것 속에 새 것이 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o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가장 인기 있는 교훈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그리 좋아하는 말이 아닌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먼저 공자가 말한 원문 내용을 살펴보자.
-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이미 배운 내용을 잘 익히고 새로운 것들을 계속 알아간다면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다.
o 공자는 남을 가르치는 스승의 조건으로 온고이지신을 강조하고 있다. 옛 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자세가 가르치는 사람의 기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o 온고이지신의 정신은 젊은 세대에게는 옛 것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을, 그리고 기성세대에게는 새 것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을 요구하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배움에는 귀천이 없다
유교무류(有敎無類)
o 공자는 인류 최초의 사학 창시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자를 따르는 제자가 3,000명 정도였으니 어떻게 그토록 많은 제자들이 모여들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는 바로 공자의 교육철학에 기초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사람은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교육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신념을 공자는 가지고 있었다.
- 유교무류(有敎無類)
가르침에 있어서 차별을 두지 않는다.
- 어느 날 호향이라는 비천한 마을의 한 소년이 공자를 찾아와서 제자들이 소년을 돌려보내려고 했으나 이를 본 공자가 반갑게 맞이하면서 묻는 말에 친절하게 답변을 해 주었다. 소년이 돌아간 후 제자들이 의아한 눈초리를 보내자 공자가 “사람들이 깨끗한 마음으로 찾아오면 그 마음만을 받아들이면 된다. 그 사람의 과거와 행동까지 따질 것이 있느냐”면서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차별을 두지 말라고 당부한다.
o 공자가 강조한 유교무류(有敎無類)의 자세는 누구에게나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임과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여 배우는 자세를 가르쳐 준다.
- 가르침을 주는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예우하는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공자의 인생 역정
o 공자의 인생 역정은 어떠했을까. 논어를 공부하면서 받은 충격 중의 하나가 공자가 야합(野合)의 자식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이었다.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은 몰락한 귀족으로 하급 무사 출신이었다. 첫째 부인에게서 9명의 딸을 낳았으나 아들이 없었다. 둘째 부인에게서 아들을 얻었지만 불행히도 불구자였다. 오직 아들을 낳겠다는 집념으로 셋째 부인을 얻었는데 당시 숙량흘의 나이는 65세가 넘었고 아내 안징재는 16세 처녀였다.
- 아무리 고대사회라고는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누가 봐도 부적절한 관계였기에 역사가 사마천는 사기에서 공자를 야합의 자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o 공자는 기원전 551년 중국 노나라의 창평향 추읍, 현재의 산동성 곡부에서 미천하게 태어났다. 아버지마저 공자가 세 살 때 세상을 떠나고 만다. 공자는 홀어머니 손을 붙잡고 외갓집이 있는 동네로 가서 고달픈 삶을 시작한다. 어머니는 무속인의 집안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 경제력이 없는 어머니는 무당일을 하면서 공자를 양육할 수밖에 없었다.
- 무당은 장례를 치르는 전문가이다. 공자가 예를 중시하게 된 것도 장례를 치르면서 보고 들은 것을 어려서부터 익혔기 때문에 가능했다.
o 15세에 노나라의 권력자였던 숙손(淑孫)씨의 집안 아이들과 일꾼들을 가까이할 기회가 생겼다. 그들을 도와주면서 숙손씨 집에 쌓여 있는 책들을 빌려보았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공자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공자가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는 것은 이런 환경과 관련이 있다.
o 공자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오히려 그것을 불행으로 여기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그때그때 성실하게 살았기에 점점 능력과 인품이 향상되어 나갔다. 이런 나날이 계속되면서 공자의 학문에 대한 명성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30세에는 혼자 설 수 있었고, 정식으로 서당을 열어서 역사상 최초의 사립학교를 세우게 된다.
o 51세에 지방 도지사에 해당하는 중도재에 임명되었고, 52세에는 건설부장관인 사구, 54세에 외교장관과 대법원장을 겸직한 대사구로 등용되어 출세가도를 달렸다.
- 그러나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노나라가 번성하자 이웃 제나라에서 미인계를 활용한다. 당시 노나라의 군주와 실권자들이 미인계에 휘말려 정치를 돌보지 않자 공자는 정계를 은퇴하고 55세에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뜻을 펼 수 있는 나라를 물색하고 다닌다. 그 세월이 자그마치 14년이나 걸렸다.
o 논어는 공자가 천하를 유랑하던 시절과 후진을 양성하던 말년에 제자들에게 했던 이야기와 제자들이 질문에 관한 답변, 그리고 제자들끼리 논의했던 내용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제2장 직업정신
자기 자신을 이기는 습관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o 논어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은 군자(君子)이다. 군자란 행실이 어질고 덕망과 학식이 높은 인격자를 말한다. 공자는 가르침의 기본원칙으로 다섯 가지 덕목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꼽았다. 인(仁)은 사랑, 의(義)는 의리, 예(禮)는 예의 바른 행동, 지(智)는 지혜, 신(信)은 신뢰를 뜻한다.
- 이 중에서 인(仁)은 논어에서 109회나 언급될 정도로 가장 중요시 되는 덕목이다. 한 마디로 논어는 인을 몸에 갖추기 위한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o 가장 뛰어난 제자 안회(顔回)가 인(仁)에 대해 묻자 공자가 대답한 내용이다.
-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자신을 극복하고 예롤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o 공자는 인(仁)과 예(禮)의 관계를 분명하게 설명해 준다. 먼저 인은 자기를 극복하는 극기훈련에서 시작해야 한다. 인생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 자신을 위한 삶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삶으로 전환할 때 그 기준이 바로 예(禮)이다. 예는 인간이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도덕적 규범이다.
o 서로간의 조화를 위해 상대방을 존경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바로 예의 실천인 것이다. 따라서 극기복례(克己復禮)란 자신의 이기적은 욕망을 예로써 조정하여 극복하는 것이 바로 인(仁)이 된다는 뜻이다. 극기복례야말로 가정과 사회가 유지되는 기초가 되는 것이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
o 논어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 제자가 둘 있다 증자(曾子)와 유자(有子)이다. 이름에 자(子)를 쓰는 것은 존칭을 의미한다. 유자는 외모나 학문을 좋아하는 자세에서 공자를 빼닮았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공자가 세상을 떠난 후에 제자들이 유자를 공자 대신 섬기자고 제안을 했다고 한다. 유자가 남긴 유명한 논어 구절을 소개한다.
-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
군자는 기본에 힘쓴다. 기본이 서면 도가 생긴다.
o 군자무본(君子務本)은 군자가 먼저 자신의 근본적인 직무에 최선을 다한다는 뜻이다. 기본을 기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면 설득력이 없다. 유자는 그 기본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효제(孝悌)를 들고 있다. 효(孝)란 부모님을 잘 섬기는 것이고, 제(悌, 공경하다)는 형과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다.
o 부모나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갖고 형제간에 우애할 줄 아는 사람은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잘 할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성공요인의 85%가 대인관계 능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효제(孝悌)를 중시하는 자세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o 한독약품의 고양명 사장은 『영업의 핵심』이란 책을 발간한 후 강의를 통해 영업의 비밀을 가르치는 전도사가 되었다. 그는 영업은 종합예술이며 회사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영업의 핵심은 무엇일까.
- “고객만족이 바로 영업의 핵심이다. 고객만족의 본질은 아주 간단하다. 큰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 있기 때문이다. 환한 웃음으로 인사하는 것, 시간 약속 잘 지키는 것, 작은 배려와 같은 간단한 실천들이 우리의 비즈니스를 이루어가는 고객만족의 근본이다.”
- 그는 신뢰는 “언행일치에서 나온다”면서 “한 직장에서 35년 동안 내 말과 행동이 달랐다면 지금 사장자리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고 단언한다.
o 얼마 전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아마추어와 프로를 구분하는 내용을 본립도생(本立道生) 차원에서 소개한다.
1. 아마추어는 불을 쬐지만, 프로는 불을 피운다.
2. 아마추어는 변명을 하지만, 프로는 목숨을 건다.
3. 아마추어는 관광객이지만, 프로는 여행가이다.
4. 아마추어는 자기 이야기만 하지만, 프로는 남의 말을 들어준다.
5. 아마추어는 결과에 집착하지만, 프로는 과정을 중시한다.
6. 아마추어는 약자에 강하지만, 프로는 강자에 강하다.
7. 아마추어는 돈을 소중히 하지만, 프로는 사람을 소중히 한다.
8. 아마추어의 무대는 관중석이지만, 프로의 무대는 운동장이다.
9. 아마추어는 비난하지만, 프로는 비판한다.
10. 아마추어는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하지만, 프로는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하다.
하나를 제대로 알면 열을 알 수 있다
일이관지(一以貫之)
o 논어 위령공편에 공자가 제자 자공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 “자공아, 너는 내가 많이 배워서 그것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 “그렇습니다. 아닙니까?”
- 비야 여일이관지(非也 予一以貫之)
아니다. 나는 한 가지 도리로써 모든 것을 관통하고 있단다.
o 공자가 던진 질문과 답은 너무나 간단하고 명확했다. 한 가지의 원칙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면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뜻이니 말이다. 제자들이 질문을 하면 막힘없이 답변을 하는 공자의 모습은 제자들에게는 존경과 경탄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공자는 자신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결을 터득한 것은 이것저것 공부를 많이 해서 박학다식한 결과가 아니라고 분명한 선을 긋는다.
- 한 가지 원칙을 가지고 세상사를 바라보면 해답이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o 공자와 자공이 나눈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기술한 내용이 논어의 이인편에 공자와 증삼(曾參)의 대화 형태로 나온다. 증삼은 훗날 증자로 추앙받는 공자 말년의 제자로서 공자학단을 이어가는 인물이다.
- 어느 날 공자가 증삼을 비롯한 제자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대화를 나눈다.
오도 일이관지(吾道 一以貫之)
나의 도는 하나로 꿰어져 있느니라
- 마치 선문답 같은 말을 주고받은 후 공자가 돌아가자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다른 제자들이 증삼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신 건가?”
“선생님의 도(道)는 충(忠)과 서(恕)일 뿐이네
o 충은 성실, 서는 자애(慈愛)나 배려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공자의 도는 인(仁)이라는 큰 틀 속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 인애란 자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구체화된다.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게 첫째 덕목이다. 인이란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할 때 꽃피울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대방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요구된다.
o 논어를 통해 바라본 공자의 일이관지는 두 축으로 볼 수 있다.
- 한 축은 인의 실천이다. 공자가 도덕정치, 덕치주의, 왕도정치 실현을 위해 평생 머나먼 장정을 떠난 이유이기도 하다.
- 또 다른 축은 호학(好學)하는 자세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익힘으로써 인의 실천이 가능한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다.
진퇴를 분명히 하라
용지즉행 사지즉장(用之則行 舍之則藏)
o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퇴문제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떤 원칙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 해답을 공자가 수제자인 안회에게 했던 진퇴문제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찾아보자.
- 용지즉행 사지즉장(用之則行 舍之則藏)
세상에 쓰인다면 자신의 이상을 실행하고, 버려진다면 자신의 재능을 감출 수 있어야 한다.
o 공자는 이런 태도를 실천할 사람은 아마도 공자 자신과 수제자인 안회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안회에 대한 깊은 사랑과 신뢰를 표시했다.
- 세상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한 최선을 다해 그 사명을 감당하는 용지즉행(用之則行)의 자세가 필요하다.
- 그러다가 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 자리에 연연해하지 말고 미련 없이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사지즉장(舍之則藏)의 철학이 요구된다. 특히 공직자나 리더의 경우, 용지즉행과 사지즉장의 가치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사는 상사답게, 부하는 부하답게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
o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 세 가지가 있다. 배우자의 선택, 가치관의 선택, 직업의 선택이다. 이 중에서 성인이 되면 꼭 필요한 게 직업의 선택이다. 각자가 자신의 일터에서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면 일터가 안정되고 결국에는 나라가 안정되는 것이다.
- 제(齊)나라의 경공(景公)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대답한다.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한 우물을 파라
오사지미능신(吾斯之未能信)
o 공자의 제자 중에 칠조개(漆雕開)라는 인물이 있다. 논어에 딱 한 번 나오는데 그의 말을 듣고 공자가 기뻐했다는 내용이다. 칠조개는 신분이 미천한 사람으로 뒤늦게 공자학단에 입문해서 학업에 정진한 늦깎이 제자로 알려져 있다. 공자는 제자들에 대한 평가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공자가 칠조개에 대해서는 아주 높게 평가하면서 관리로 나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비록 공자 자신을 등용하는 제후는 없었지만 제자들은 스승의 추천을 통해 관리로 나아가 뜻을 펼 수 있었다. 그래서 칠조개를 관리로 추천했는데 그는 스승의 제안을 겸손하게 거절한다.
오사지미능신(吾斯之未能信)
저는 아직 벼슬하는 일에 자신이 없습니다.
o 다른 유혹이 밀려올 때 칠조개처럼 오사지미능신(吾斯之未能信)이라고 말하며 “다른 일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습니다”라는 철학이 필요하다.
꿈은 이루어진다
아대고자야(我待賈者也)
o 천하를 주유하며 공직에 나갈 기회를 담담하게 기다리는 공자의 마음을 잘 드러내는 대화 한 토막을 소개한다. 자공이 스승에게 “여기에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그것을 상자에 넣어서 감추어 두시겠습니까, 아니면 좋은 값을 쳐줄 상인을 찾아 파시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이에 공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 고지재 고지재 아대고자야(沽之哉 沽之哉 我待賈者也)
팔 것이다. 팔 것이다. 나는 좋은 값을 쳐줄 상인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 공자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음으로써 자신의 진가를 알아줄 군주를 만나기를 진정으로 소망하고 있었다.
o 우리는 자신을 진정으로 알아주는 리더를 만나기 위해 먼저 준비를 해야 한다. 물이 차면 넘치는 법이다. 자신을 알아줄 사람을 기다리고 실력과 인격을 갖추면 언젠가는 발탁될 기회가 찾아온다.
o 어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고경영자는 아대고자야(我待賈者也)의 자세로 일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동시에 직장인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평가해보자. 그리고 항상 아대고자야(我待賈者也)의 자세로 자신을 사줄 사람을 기다려보자.
전문성에 통찰력을 갖춘 T자형 인재
군자불기(君子不器)
o 공자는 논어에서 사람의 그릇에 대한 유명한 말을 남긴다.
-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그릇 같은 존재가 아니다.
- 공자는 “군자란 한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그릇 같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군자는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지도자이므로 그릇처럼 그 기능이 좁게 국한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이다. 지식의 습득에만 그친다면 시야가 좁아지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없다.
o 그릇에 갇히지 않고 그릇의 단계를 뛰어넘어 마음을 다스리고 신체 단련을 위해 군자는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의 육예(六藝)를 익혔다.
- 예는 예의범절, 악은 음악, 사는 활쏘기, 어는 말 다루기로서 승마, 서는 글씨 쓰기, 수는 수학을 의미한다. 이 여섯 가지 분야의 교육을 통해 전인(total person)교육을 목표로 했다.
o 기업이 원하는 인재의 조건은 무엇일까. 인재는 I자형 인재와 T자형 인재로 나누어진다.
- I자형 인재는 한 우물을 깊이 파는 전문가를 말한다. T자형 인재는 I자형 전문성에다 통찰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전문가가 된 다음에 관련 기능을 다각화하여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현실감각, 논리적 분석력, 문제해결 능력, 뛰어난 창의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와 무한 경쟁의 파고를 뛰어넘어야 하는 기업은 T자형 인재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o T자형 인재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이면서 동시에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전문가인 스페셜리스트가 된 다음에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견리사의(見利思義)
o 사람의 본심이 비교적 잘 드러나는 게 언제일까. 이익을 눈앞에 두었을 때이다. 공자는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고 하면서 군자와 소인을 비교하는 기준으로 의리와 이익을 제시한다.
- 공자는 제자 자로가 완성된 인간에 대해 묻자, 사람의 이름을 들어가며 지혜·무욕·재능·예악을 갖춘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성인(成人)의 세 가지 덕목을 덧붙인다.
견리사의 견위수명 구요불망 평생지언(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 平生之言)
이익을 눈앞에 보면서 의리를 생각하고, 국가가 위태로울 때 목숨을 바치며, 오래된 약속일지라도 평소에 한 것처럼 잊지 않는다.
o 견리사의는 이익을 보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익을 얻는 과정이 정당한 것인지 아닌지를 따져보라는 뜻이다.
- 인간의 삶 속에서 크고 작은 선택을 하고 결단을 해야 한다. 이 때 결단할 때의 가치기준이 바로 의이다. 이익을 눈앞에 두고 의를 생각하지 않으면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o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익의 문제에 부딪힐 때 공자의 이 말은 좋은 기준이 되고 있다. 이익이 눈앞에서 왔다갔다할 때 이것이 의로운 것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일단 모든 과정이 공개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누군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행동을 할 때 원칙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부정부패는 언젠가 공개되리라는 믿음이 없거나 약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o 구요불망 평생지언(久要不忘 平生之言), 즉 오래된 약속일지라도 평소에 한 것처럼 잊지 않는다는 말 역시 유념해야 한다. 무심코 던진 한 마디도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 미국에서 기업인으로 오래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자선활동을 하고 있는 어떤 기업인은 사람들에게 말로 받은 상처를 들려준다. 그가 식사에 초대했거나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이 헤어지면서 항상 하는 인사가 “언제 식사 한 번 하자”는 약속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말을 지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놀랐다고 한다.
-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이 받은 상처를 털어놓자 “그 말은 ‘안녕하세요’처럼 사람들이 헤어질 때 하는 인사말이니 신경쓰지 말라”고 가르쳐준 덕택에 겨우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수양을 위해 공부하라
위기지학 위인지학(爲己之學 爲人之學)
o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시간관리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도 따지고 보면 순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 논어 역시 순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공자는 배움에 있어서도 우선순위를 확실히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고지학자위기 금지학자위인(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
옛날의 학자는 자기의 인격수양을 위해 공부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학자는 다른 사람의 평가를 얻기 위해서 공부한다.
o 공자 당시에 학문은 이미 출세를 위한 발판으로 변질되었다고 한다. 학문의 본래 목적은 먼저 자신의 마음을 닦고 역량을 키워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일이다. 그런데 자신을 단련하고 수양하는 것은 뒷전이고 출세만을 목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공자의 마음은 서글프고 안타까웠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어 있는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
o 고지학자위기(古之學者爲己)는 본질에 충실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오늘날의 학자라도 학문 본래의 목적에 어긋나지 않으면 공자가 칭찬한 고지학자위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 반대로 금지학자위인은 본질을 무시하고 수단에 얽매인다는 의미에서 위인지학(爲人之學)이라고 부른다.
o 그러면 위인지학은 나쁜 것인가. 그것은 아닐 것이다. 공자는 위기지학이 없는 위인지학을 비판하고 있다. 위기지학(爲己之學)이 바탕이 되고 그 기초 위에서 위인지학(爲人之學)이 되어야 한다. 결국 ‘위기지학 먼저, 위인지학 나중’이라고 순서를 매길 수 있다.
고난을 기회로 활용하라
곤이학지자 곤이불학자(困而學之者 困而不學者)
o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꼭 필요한 사람, 있으나마나한 사람, 없는 편이 나은 사람.”
- 논어에서는 사람을 어떻게 분류하고 있을까. 공자는 사람을 깨달음의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한다.
생이지지자 학이지지자 곤이학지자 곤이불학자(生而知之者 學而知之者 困而學之者 困而不學者)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 배워서 아는 사람, 고난을 통해 배우는 사람, 곤란을 겪고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
o 첫째,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는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다.
둘째, 학이지지자(學而知之者)는 배워서 아는 사람을 뜻한다. 교육을 통해 사람은 변화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학이지지자들이다.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매일 새롭게 지식을 공급받고 있다. 독서가 중요한 이유이다.
셋째, 곤이학지자(困而學之者)는 고난을 통해 배우는 사람이다. 고난은 겸손을 가르쳐주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게 만들어 준다. 시험에 한 번도 떨어지지 않은 사람은 떨어진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넷째, 곤이불학자(困而不學者)는 고난을 통해서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다. 실패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바로 실패에서 배우지 못한다는 점이다. 곤이불학자들이 공통으로 범하는 어리석음이 있다. 이들은 모든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외부에서 찾는다.
o 보통 사람이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 길은 간단하다. 학이지지자와 곤이학지자가 되는 것이다.
o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공자의 4단계 인물론을 ‘승자와 패자’에 관한 글을 통해 음미해 보자.
- “승자는 실수했을 때 ‘내가 잘못 했다’고 말하지만, 패자는 실수했을 때, ‘너 때문이야!’라고 한다.
- 승자의 입에는 솔직함이 가득하고, 패자의 입에는 핑계가 가득하다.
- 승자는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하지만, 패자는 ‘예’와 ‘아니오’를 적당히 한다.
- 승자는 넘어지면 일어나 앞을 보고, 패자는 넘어지면 뒤를 본다.
- 승자는 구름 위에 뜬 태양을 보고, 패자는 구름 속의 비를 본다.
- 승자는 넘어지면 일어서는 쾌감을 알지만, 패자는 넘어지면 재수를 탓한다.
- 승자는 문제 속에 뛰어들지만, 패자는 문제의 주위만 맴돈다.
- 승자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들지만, 패자는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
배우고 일하는 태도
문행충신(文行忠信)
o 공자는 학생을 가르치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지도했다.
- 자이사교 문행충신(子以四敎 文行忠信)
공자는 네 가지 즉, 학문, 실행, 충성, 신의를 가르쳤다.
o 배운 다음에 할 일은 행(行), 실천하는 것이다. 솔선수범하는 행동이야말로 논어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중심축이다.
- 자리에 올라간 사람은 많지만 그 자리에서 존경과 찬사를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배운 것을 실천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존경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실천한 사람들이다.
o 이 실천을 뒷받침하는 것이 충(忠)의 정신이다. 충성은 목표를 향해 정확하게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충성의 방해물은 무엇일까. 과욕이다. 이것저것 욕심을 부리면 충성할 수가 없다.
o 문행충(文行忠)이 뒷받침되면 신(信)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지속적인 신뢰는 원칙적인 삶 속에서 이루어진다.
제3장 리더십
먼저 실천한 후에 말하라
선행기언 이후종지(先行其言 而後從之)
o 어느 날 자공이 스승에게 군자에 관하여 질문하자 공자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선문답하듯 한 마디를 던졌다.
- 선행기언 이후종지(先行其言 而後從之)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먼저 실천한 후 그것을 말해야 한다.
- 선행기언(先行其言) 이후종지(而後從之)는 공자의 핵심 사상인 인(仁)을 실천하는 수단이다. 공자는 말보다는 행동을 강조한다. 실천을 수반하지 않은 말을 가장 경계했던 것이다. 말에는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말을 앞세우다 보면 실천이 어려워진다.
o 자공은 그의 성격이나 역할을 볼 때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말이 많으면 실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군자의 말에는 위엄이 있어야 하는데 실언을 하면 권위를 잃게 된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듯이 빈번히 사람을 대하며 말을 해야 하는 자공이 군자가 되기 위해서는 말을 삼가고 또 삼갈 것을 요청받고 있다.
o 공자는 논어의 곳곳에서 말을 삼가고 먼저 행동할 것을 역설한다. 논어 학이 편에서 교언영색을 경계하면서 민어사(敏於事) 신어언(愼於言), 즉 “일에는 민첩하되 말에는 삼가라”고 권고한다.
- 이인편에서도 욕눌어언(欲訥於言) 민어행(敏於行)이라고 하여 “말은 어눌할지라도 행동은 민첩해야 한다”고 말한다.
o 이토록 공자가 신중한 말하기를 강조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사람의 지위와 영향력이 높아질수록 언론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 그러나 많은 리더들이 언론자유가 있다고 오해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어떤 면에서는 위로 올라갈수록 정답만 말해야 하는 것이다. 리더는 정답을 알고 있거나 정답을 모를 경우 아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o 어찌 보면 리더십은 기다림이라고 할 수 있다. 스피드를 강조하는 디지털시대에 우리는 말 역시 빨리해야 한다는 유혹을 받기 쉽다. 그러나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말과 행동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포용심을 발휘하라
위정이덕(爲政以德)
o 공자는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기본원칙을 가르쳐 준다.
- 위정이덕(爲政以德)
덕으로써 정치를 하라
- 정치를 힘이나 권모술수로 하지 말고 덕을 가지고 하라는 말이다.
o 국어사전을 보면 덕(德)이란 ‘고매하고 너그러운 도덕적 품성이나 윤리적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는 인격적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덕은 도덕성, 윤리성, 솔선수범이 뒷받침될 때 백성들이 스스로 머리 숙이며 따르게 된다는 것을 비유로 말하고 있다.
가까운 사람을 잃지 마라
불실기친(不失其親)
o 집토끼와 산토끼 중 어느 토끼가 더 중요할까? 아마도 산토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하지만 실제 행동에 있어서는 집토끼보다 산토끼를 중요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 집토끼와 산토끼 이야기는 내부고객과 외부고객을 비교하면서 자주 인용되곤 한다. 내부고객의 감동 없이 외부고객을 지속적으로 감동시킬 수 없는 법이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부터 감동시키는 것이 현대 마케팅의 기본이 되어 있다. 그런데 논어에서는 오래 전에 내부고객의 중요성을 공자의 젊은 제자인 유자(有子)가 강조했다.
o 인불실기친 역가종야(因不失其親 亦可宗也)
-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잃지 않아야 주인삼을 수 있다.
- 여기서 불실기친(不失其親), 가까운 사람을 잃지 마라는 말이 등장한다. 리더십의 정곡을 찌르는 말이 아닐 수 없다.
o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가까운 사람은 누구인가? 부하직원들이야말로 가까운 사람의 으뜸이다. 가까이 있고 아랫사람이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기 쉽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부하직원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감시자인 셈이다. 어찌 보면 가장 조심스럽고 두려워해야 할 존재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부하 직원이야말로 상사의 리더십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o 리더는 “내가 데리고 있는 부하직원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부하직원을 감동시킨 다음에 밖에 있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겠다는 목표를 선명하게 가질 때 존경받는 리더가 될 수 있다.
- 비서와 운전기사, 배우자 등 가족
o 논어에서는 “가까운 사람을 잃지 말라”고 하면서 “이런 리더를 주인으로 삼으라”고 덧붙이고 있다. 달리 표현하면 가까운 사람을 실망시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경우는 주인을 떠나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가까운 사람들이 리더를 자꾸 떠나가면 빨리 함께 떠나라는 말로 확대해석할 수 있다.
원칙을 정하고 솔선수범하라
기신정 불령이행(其身正 不令而行)
o 공자가 리더십의 기본에 대해 강조한 내용을 살펴보자
- 기신정 불령이행 기신부정 수령부종(其身正 不令而行 其身部正 雖令不從)
군주가 올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은 군주의 뜻에 따라 행동한다. 그러나 군주 자신이 올바르지 않으면 명령을 내려도 자발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인사의 기본은 확고한 기준
거직조저왕(擧直措儲枉)
o 애공(哀公)은 공자의 조국 노나라의 마지막 왕이다. 왕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문자 그대로 슬픈 왕이었다. 장성하면서 비애와 답답함을 느낀 애공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공자는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거직조저왕 즉민복(擧直措儲枉 則民服), 거왕조저직 즉민불복(擧枉措儲直 則民不服)
정직한 사람을 들어 쓰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따르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들어 쓰고 정직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는다.
o 정직한 사람은 누구인가. 무엇보다도 투명한 사람이다.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사람을 정직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투명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먼저 원칙을 중시해야 한다. 원칙이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이 공개된다는 자세로 일을 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변칙이 많은 사람은 비밀이 많을 수밖에 없다.
o 정직한 사람은 또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발탁할 때 사심에 치우치면 곤란하다. 학연이나 혈연 또는 지연에 따라 사람을 등용하면 능력 있는 사람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 정말 그 자리에 필요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또 자신과 성향이 비슷하다고 해서 등용하면 이 역시 화를 자초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을 얻는 기술, 섬김리더십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
o 초나라의 대부인 섭공이 정치에 대해 질문하자 공자가 이렇게 대답한다.
-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
o 정치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기쁨은 마음을 움직일 때 가능하다. 정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다. 한 사람, 두 사람이 모이면 관계가 형성되고 이 모든 관계를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바로 정치다.
o 오늘날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라는 말을 가장 실감하는 사람들이 지방자치단체장들이다. 지방에 있는 단체장의 고민은 인구가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농업이 축소되고 자녀들의 교육 문제로 인해 농촌과 지방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인구가 감소하면 당장 세금이 줄고 교육을 비롯한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단체장들이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온갖 묘안을 짜내고 있다.
- 주민 감소를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기업을 유치하는 일이다. 기업이 들어오면 사람과 돈이 함께 들어온다. 주민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경제도 잘 돌아가게 되니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빠를수록 좋은 후계자 양성
천상여 천상여(天喪予 天喪予)
o 자타가 인정하는 공자의 수제자는 안회다. 안회는 이름이고 자는 안연(顔淵)이다. 안회는 공자보다 30세 연하이고 32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그는 공자의 복사판이라고 할 만큼 공자의 사랑과 신뢰를 받았다. 자신을 이을 장차 공자학단을 이끌고 갈 것으로 믿고 기대했던 바로 그 제자가 먼저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 때의 참담한 심정을 공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 천상여 천상여(天喪予 天喪予)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o 노나라의 애공이 공자에게 질문한다.
- “당신의 제자 중에 누가 가장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 “안회는 배우기를 좋아하고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으며 잘못을 거듭하는 일이 없습니다.”
o 공자의 탄식은 오늘날 우리에게 후계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야 한다. 직장도 때가 되면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것이 순리이다.
o 피터 드러커도 “성공한 CEO가 치러야 할 마지막 시험이 하나 있다. 그 시험은 후계자의 적절한 선택이다. 그리고 후계자가 기업을 잘 경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적기에 권한을 위임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한다.
믿음이 없는 조직은 모래성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o 제자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정치의 요체 세 가지를 제시한다.
- 족식 족병 민신지의(足食 足兵 民信之矣)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도 풍족하게 하고, 백성들이 믿게 하는 것이다.
o 첫째가 먹을 것을 넉넉하게 공급하는 족식(足食)정책이다. 백성들이 배고프면 정치의 한 축이 무너지고 만다.
o 다음으로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는 족병(足兵)정책이다. 안보가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린다. 국방을 지키는 군인들이 풍족함을 느끼고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군인들의 사기가 충만할 때 나라가 편안해지는 까닭이다.
o 정치의 세 번째 덕목은 백성이 지도자를 신뢰하는 민신(民信)정책이다. 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이다. 국민은 정치인에게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국민의 대표로서 일해 줄 것을 위임한 것이다.
o 흔히 이 세 가지를 나라를 다스리는 핵심요소라고 하여 ‘치국삼요(治國三要)’라고 말한다. 자공과 공자의 정치에 관해 계속되는 대화 속에서 그 우선순위를 찾아보자.
- “이 셋 중에서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입니까?”
- “군비이다.”
- “나머지 두 가지 중에서 또 하나를 버린다면 어떤 것입니까?”
- “식량이다.”
- 그리고 공자는 정치의 핵심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백성이 믿지 않으면 정치는 성립할 수 없다.
o 신뢰가 떨어지면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 한자의 믿을 신(信)자 속에 그 답이 들어 있다. 사람 인(人) 에 말씀 언(言)자로 되어 있으니 신뢰는 말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말이 없으면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신뢰가 떨어진다. 신뢰가 무너졌다면 말이 통하지 안했다는 의미다.
o 말이 안 통하는 경우는 말을 일방적으로 했을 때이다.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처럼 수직적인 조직구조에서는 일방적으로 말을 해도 신뢰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지식사회에서는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해 있기 때문에 쌍방향의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 따라서 아무리 좋은 정책일지라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신뢰가 무너지고 만다.
o 그러면 말을 통해 회복된 신뢰가 지속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리더가 한 말이 믿을 수 있도록 성실하게 해야 한다. 성실할 때 성(誠)이란 한자어는 말씀 언(言)과 이룰 성(成)으로 합성되어 있다.
- 말로 표현된 내용이 이루어지는 게 성실이다.
인재는 능력에 맞게 배치하라
할계언용우도(割鷄焉用牛刀)
o 공자의 제자 자유(子遊)는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으로 문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는 공자보다 45세나 연하인 젊은 제자로 20대에 관리로 등용되었다. 공자는 나이 어린 제자가 출세가도를 달리는 것이 대견하면서도 젊은 혈기가 은근히 걱정도 되었다. 그래서 자유가 다스리는 노나라의 작은 읍 무성(武城)을 직접 방문키로 결심했다.
- 자유가 그 고을을 예의(禮儀)와 음악(音樂)으로 선정을 베풀어 사람들이 거문고를 타면서 태평스럽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공자는 사랑스런 제자가 자신이 가르쳐 준 대로 예악(禮樂)을 중시하는 문화 정치를 펴고 있음을 확인하고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빙그레 웃으며 칭찬의 마음을 담아 농담으로 이렇게 말했다.
할계언용우도(割鷄焉用牛刀)
닭을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는가
-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유일한 농담이 바로 여기에 등장한다. 사실 공자는 속으로 은근히 걱정하던 제자가 배운 대로 실천을 잘하고 있어서 칭찬하기 위해 농담처럼 던진 말이 할계언용우도(割鷄焉用牛刀)이다.
o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할계언용우도’라는 말은 공자의 본뜻과는 달리 작은 목적을 위해 너무 거창한 준비나 노력을 들이는 것을 비유할 때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o 무한경쟁시대의 합리적인 인적자원관리는 무엇일까. 소 잡는 칼로는 소를 잡게 하고 닭 잡는 칼로는 닭을 잡게 하는 것이다. 리더십은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이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는 데 있다.
-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는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다.
직언을 꺼리지 않는 리더
인지장사 기언야선(人之將死 其言也善)
o 권력자나 상사 앞에서 직언을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공자 말년의 제자인 증자(曾子)가 당시 최고 실세인 맹경자(孟敬子)에게 목숨을 걸고 직언하는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감동을 준다.
- 증자가 병석에 누워 임종에 가까워지자 노나라의 실세인 맹경자가 문병을 왔다. 이 때 증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맹경자에게 군자가 지켜야 할 도리에 대해 충언을 서슴지 않았다. 증자가 비장한 각오로 맹경자에게 충고를 하기 전에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밝힌 부분이 인상적이다.
조지장사 기명야애(鳥之將死 其鳴也哀), 인지장사 기언야선(人之將死 其言也善)
새는 죽을 때에 그 울음소리가 구슬프고, 사람은 죽을 때에 그 말이 선하다.
o 새가 비록 미물일지라도 죽음을 앞두고 우는 모습은 애간장을 끊는 듯한 슬픔을 자아낸다. 사람 역시 죽음을 앞두고는 두려울 게 없으니 그 하는 말이 착하고 진실될 수 밖에 없다.
o 노나라의 군주 도공이 죽었을 때 모든 신하들이 밥을 먹지 않고 죽을 먹으면서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이 도리였다. 그러나 맹경자가 그런 관습을 지키려고 하지 않은 채 오만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할 때 증자는 맹경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용감하게 쏟아 놓는다.
- “지위가 높은 군자가 귀하게 여겨야 할 세 가지 도리가 있습니다. 몸을 움직일 때는 난폭함과 태만함을 멀리해야 하고, 얼굴빛을 바르게 할 때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말을 할 때는 비천하거나 도리에 어긋나는 것은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제기를 다루는 일처럼 사소한 의례에 관한 일은 담당관리가 있으니 그에게 맡겨야 합니다.”
o 증자의 직언이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주는 시사점을 찾아보자.
- 먼저 우리가 상사에게 바른 말을 하고자 할 때는 증자의 직언하는 자세를 음미해 보아야 한다. 직언에도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직언할 일이 있으면 먼저 진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상사를 존중하고 조직을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직언한다는 느낌을 상사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칭찬을 먼저 한 다음에 직언을 하는 것도 좋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한 다음에 하고 싶은 말을 짧게 하는 것도 지혜로운 처신이다.
- 또 말로 하기 어려운 직언은 글을 통해 할 수도 있다.
- 다음으로 권력자나 리더 입장에서는 직언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리더 스스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리더 역시 부하 직원들이 상사에게 귀에 거슬리는 직언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리더의 5가지 덕목
온량공검양(溫良恭儉讓)
o 공자의 제자들도 자기들끼리 만나면 스승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평가를 했던 모양이다. 삐딱한 성격으로 알려진 자금(子禽)이 자공에게 문제를 제기한다. “스승님이 가는 곳마다 임금들을 만나서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스승님이 원해서 만나는 것인지 아니면 임금들이 원해서 만나는 것인지 알고 싶다.”여기에 대해 자공이 대답한다.
- 온량공검양(溫良恭儉讓)
온화, 선량, 공손, 검소, 양보
o 자공은 자금에게 “선생님은 온량공검양(溫良恭儉讓)의 인품을 가지고 계시므로 임금들이 존귀하게 여겨 스스로 찾아와 지혜를 구하므로 선생께서 그 질문에 답변하시는 것이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o 공자의 인격적 특성인 이 다섯 가지를 디지털시대에 어떻게 벤치마킹할 수 있을까.
- 첫째, 온(溫)이다. 온화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사람들이 모여들고 진지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것은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고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게 해준다. 리더의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유머감각이 강조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 둘째, 량(良)이다. 어질고 정직한 마음을 품어야 한다.
- 셋째, 공(恭)이다. 공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공자는 권력이 있든 없든, 돈이 있든 없든,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를 만날지라도 한결같이 상대방을 공경하는 겸손한 자세를 견지하였기에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공손한 자세는 아부나 비굴함과는 다르다. 당당하면서도 예의를 갖추는 자세를 말한다.
- 넷째, 검(儉)이다. 검소한 생활을 해야 한다. 리더의 삶은 항상 노출되어 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살펴보기 때문이다.
- 다섯째, 양(讓)이다. 남을 배려하는 양보의 자세가 요구된다.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은 여유와 자신감 그리고 겸손에서 나온다. 또한 상대방을 세워주는 열린 마음이 있을 때 가능해진다. 공자는 남을 세워 줌으로써 자신이 설 수 있다는 겸양의 정신을 강조했다. 자신이 양보하고 베푼 것이 돈이든 시간이든 반드시 다시 돌아오는 것을 무왕불복(無往不復)이라고 한다.
o 공자의 인품을 상징하는 다섯 가지의 특성인 온량공검양은 오늘날에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인재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능력이 기본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자는 평생학습이 몸에 밴 인물이다. 학습하는 기쁨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사람이 온량공검양의 품성을 갖추고 있으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어진 사람의 5가지 덕목
공관신민혜(恭寬信敏惠)
o 논어는 제왕학(帝王學)의 기본 교과서이다. 황제나 왕이 나라를 다스리기 위한 철학과 방법이 기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역대 황제들이 논어를 배우고 공자를 경외하여 매년 공자의 출생지인 산동성 곡부를 참배했다고 한다.
- 중화요리는 원래 청나라의 황제가 공자의 묘를 참배할 때 공자의 후손들이 황제를 접대하기 위해 개발한 요리라고 한다. 이것이 산동요리의 기초가 되었고 북경요리에서도 받아들여져 일반화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논어의 최고 수요자는 황제 또는 왕이라고 할 수 있다.
o 논어의 고객은 과거제도가 시행되면서 관료로서 성공하고 싶어 하는 사대부로 확대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과거에 응시하려는 유생들에게는 필수코스였다.
- 일본에서는 경영자들에게 논어가 인기 있는 필독서가 되었다.
o 논어는 리더십 교과서이다. 전편에 걸쳐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이 같은 덕목들을 압축해 주는 대표적인 두 개의 구절이 있다. 하나는 온량공검양(溫良恭儉讓)으로서 공자의 성품을 나타낸다.
o 또 다른 하나의 덕목을 스승과 제자의 문답을 통해 살펴보자. 적극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제자 자장(子張)이 공자에게 인(仁)에 대해 질문하자 공자가 다섯 가지 덕목을 실천하면 어진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공관신민혜(恭寬信敏惠)
공손, 관대, 신의, 민첩, 은혜
o 첫째, 공즉불모(恭則不侮) 즉, 공손하면 모욕을 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둘째, 관즉득중(寬則得衆)으로서, 관대하면 사람을 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셋째, 신즉인임(信則人任) 즉, 신용이 있으면 남이 일을 맡기게 된다. 공자는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정권이 바로 설 수 없다고 하면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넷째, 민즉유공(敏則有功)으로서, 맡은 일을 민첩하게 처리하면 공적을 세우게 된다. 말이 앞서는 사람은 실질적인 공을 세우기 어렵다.
다섯째, 혜즉족이사인(惠則足以使人)이다. 은혜를 베풀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협력하게 되어 있는 법이다.
o 공관신민혜와 온량공검양을 합치면 10개의 덕목이 된다. 여기서 공손할 공(恭)자가 겹치기 때문에 오늘날 인재가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9개의 실천덕목이 남는다.
제4장 인간관계
세상에는 어진 사람이 많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o 공자는 덕의 중요성을 이렇게 언급한다.
-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
o 덕은 어진 마음과 곧은 마음이다. 덕 있는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있다. 어떠한 고난과 어려움도 참고 자신의 때를 기다릴 줄 안다.
- 덕을 베푸는 것은 더불어 산다는 의미이다. 자기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덕을 베풀 수 없다. 덕은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o 덕을 베푸는 첫 번째는 공자처럼 사람을 키우는 데 있다. 자녀를 양육하고 제자를 키우고 후진들을 가르치는 게 덕의 첫걸음이다. 더욱이 지식사회에서는 사람이 경쟁력이다. 사람은 교육을 통해서 성장한다.
- 부(富)의 사회 환원은 덕을 실천하는 또 하나의 지름길이다.
o 그러면 학식이나 돈이 없는 사람은 덕을 베풀 수 없을까. 어떤 사람이 석가모니에게 “저는 왜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야 합니까?”라고 묻자 “그동안 네가 베풀지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로 대답했다. 가진 게 없엇 베풀 수 없었다는 변명에 부처님은 재산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방법인 무재칠시(無財七施)를 가르쳐준다.
- 첫째는 화안시(和顔施)이다. 사람을 대할 때 얼굴에 화색을 띠고 밝고 편안한 얼굴로 대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어 덕을 베푸는 것이다.
- 둘째는 언시(言施)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친절한 말, 부드러운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을 해주면 상대방은 힘을 얻는다.
- 셋째는 심시(心施)다.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그 마음을 알고 위로와 기쁨을 얻는다.
- 넷째는 안시(眼施)다. 사람을 대할 때 편안한 눈으로 바라보면 상대방의 장점을 볼 수 있다.
- 다섯째는 신시(身施)다. 몸으로 베푸는 일이다.
- 여섯째는 상좌시(上座施)다.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으로 전철을 타거나 버스를 탔을 때 노약자에게 덕을 베풀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 끝으로 찰시(察施)다. 상대방의 마음을 미리 관찰하여 배려하는 것도 중요한 베풂이 아닐 수 없다. 감동은 작은 관심과 배려에서 온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점만 보지 말고 장점을 살펴라
군자성인지미(君子成人之美)
o 군자는 끊임없이 자기수양을 통해 인격을 완성하려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 학문을 닦으면서 자기 자신을 수련하고 연마하여 자기완성을 향해 나아간다. 동시에 타인에게도 모범이 되며 타인의 장점은 더욱 발전시키고 단점은 고치도록 계도하는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공자는 군자에 대해 이 점을 분명히 요구하고 있다.
- 군자성인지미 불성인지악 소인반시(君子成人之美 不成人之惡 小人反是)
군자는 남의 장점은 완성되게 하지만 남의 단점은 실현되지 않게 한다. 그러나 소인은 그 반대다.
o 장점을 발견하고 그 장점을 완성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칭찬이 아닐까 생각한다.
- 필자는 LMI 리더십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족과 부하직원에게 1주일 동안 매일 1회 이상 칭찬하기’를 숙제로 내오고 있다.
“칭찬이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어요.”
“칭찬하는 게 너무 어색하고 쑥스러워요.”
- 하루에 한 번은 칭찬하자는 일일일찬(一日一讚)운동을 목표로 정하고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은 실천 방안이 될 수 있다.
o 다른 사람의 장점을 완성되게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고맙습니다』라는 책을 펴낸 조은시스템의 김승남 회장은 감사철학을 성공비결로 제시한다.
- “감사는 하나님이 우리 인간에게만 주신 가장 큰 축복이다. 항상 감사하는 사람은 언제든 성공한다.”
o 그러면 상대방의 단점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단점은 보완하고 나쁜 방향으로 진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군자의 또 다른 의무이다. 공자는 이를 불성인지악(不成人之惡)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의 단점을 지적하기는 쉽다. 그러나 지적받은 사람이 그 단점을 고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 단점은 상대방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단점을 지적하여 효과가 있으려면 상대방이 호의를 가져야 한다. 장점을 칭찬한 후에 마지막으로 단점을 지적하면 그 단점은 큰 저항 없이 고쳐질 수 있다.
o 소인은 오직 자신만의 이익과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장점을 시기하고 단점만 들추어내어 분란을 일으킨다.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o 논어의 핵심은 인(仁)의 실천이다. 자공이 스승에게 “평생 동안 실천할 만한 한 마디 말은 무엇인가요?”하고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기가 싫어하는 것은 남에게도 하지 않는 것이다.
- 평생을 간직하고 살아갈 말을 한 마디로 했으니 이야말로 논어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仁)을 실천하는데 이만한 말은 없을 것이다.
o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리서치 전문기관 엔브레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상사와 부하직원 간 직장생활에 회의가 들게 하는 말’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흥미롭다.
- 부하들은 상사로부터 직접적으로 업무능력에 대해 무시하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거 하나도 제대로 할 능력이 안 돼”
“그것도 몰라? 말이 안 통하네”
“당신이 하는 일이 뭐가 있어?”
“그 따위로 할 거면 회사 때려치워”
“아직 그것도 못해? 경력이 아깝다. 아까워.”
“
- 또 상사가 부하들에게 듣기 싫어하는 말도 함께 조사되었다. 상사들은 부하들이 업무에 무관심하거나 무시하는 듯한 말에 가장 속상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가 왜 이걸 해야 하죠?”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요즘엔 그렇게 안 해요”
“그 정도 밖에 안 되세요? 실망입니다.”
“이제 은퇴하실 때가 된 거 아닙니까?”
- 부부간에도 서로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다. 남편이 듣기 싫어하는 말은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능력에 관해 의심하는 말을 들었을 때다.
“얘들이 아빠 닮아서 하는 짓이 똑같아.”
“돈도 제대로 못 벌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돈만 제대로 벌어와 봐요. 뭘 못해 주겠어.”
“절말 앞으로 살 일이 걱정되네.”
“당신 그래도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는 게 신통하네.”
- 아내가 듣기 싫어하는 말은 외모나 친정집 이야기라고 한다.
“또 아파?”
“당신도 아줌마 다 됐어”
“거울 좀 봐”
“주제 파악하면서 살아”
“당신 집안은 왜 그 모양이야.”
o 공자는 먼저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고 권고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사귀면 사귈수록 멋진 사람
선여인교 구이경지(善與人交 久而敬之)
o 안평중은 제나라에서 3대에 걸쳐 왕을 모신 명신으로 이름을 날렸다. 공자가 제나라에서 재상으로 등용되는 것을 막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가 안평중의 인물됨을 높이 평가한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안평중선여인교 구이경지(晏平仲善與人交 久而敬之)
안평중은 다른 사람들과 교제를 잘 했다. 오래되어도 다른 사람들이 그를 공경했다.
- 사람이란 오래 사귀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보이기 때문에 공경하기가 쉽지 않다.
생각에 사악함이 없어야
사무사(思無邪)
o 공자는 시경(詩經)을 편찬했다 당시에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시가 3,000여 편이 되었는데 공자가 300 개로 엄선을 했다고 한다. 공자가 이 300여 편의 시를 읽고 정리하면서 한 마디로 내린 결론이 사무사(思無邪)이다.
- 시삼백 일언이폐지왈 사무사(詩三百 一言以蔽之曰 思無邪)
시 삼백을 한 마디로 말하면 생각에 사악함이 없다.
- 즉 시 속에 담긴 생각에는 사악함이 없다는 뜻이다. 시의 본질을 꿰뚫어 본 탁견이 아닐 수 없다. 시심은 바로 순수한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o 시를 읽고 감동하여 때로는 눈물을 흘리고 가슴이 뛰는 이유는 무엇인가. 거기에는 순수함이 있기 때문이다. 사악함이 끼어든다면 감동은 저 멀리 달아나고 만다. 시는 또한 사랑을 표현하기에 더욱 아름답다.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것이다.
-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인간이 성취하고 창조하는 모든 것의 뿌리는 시와 사랑의 강에 있다”로 말했다.
o 사무사(思無邪)의 정신은 오늘날 대인관계에서도 중요하다. 사람을 수단으로 생각하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보험이나 자동차 판매에서 영업왕에 오른 사람들의 공통점은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했기 때문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 사람을 수단으로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대하면 일시적으로 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그 속마음을 읽을 수 있기데 한 번 속지 두 번 속지는 않는다.
o 우리 삶 속에서 사무사의 정신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를 가까이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음이 어지럽고 혼탁할 때는 시 속에 빠져보자.
좋은 사람 콤플렉스
향인지선자호지(鄕人之善者好之)
o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보편적인 기준은 무엇일까. 공자와 자공(子貢)의 대화 속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자. 자공이 스승에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에 대해 묻는다.
- “마을 사람들이 모두 어떤 사람을 좋아한다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입니까?”
“아직 속단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입니까?”
“아직 속단해서는 안 된다.”
- 향인지선자호지 기불선자오지(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좋은 사람은 마을 사람들 중 선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선하지 못한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이다.
o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
- 모든 사람으로부터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는 자칫 본말이 전도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1단계로 ‘향인지선자호지 기불선자오지’를 목표로 잡는 게 바람직하다. 선한 사람으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성공한 것이다. 2단계로 나쁜 사람들에게도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그 자체를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나쁜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있기에 그렇다.
도움이 되는 친구, 해가 되는 친구
익자삼우 손자삼우(益者三友 損者三友)
o 최인호 씨의 소설 『상도』를 보면 세도가 박종경이 사랑방에 모인 손님들에게 수수께끼를 내는 대목이 있다. “하루에 숭례문을 출입하는 이가 몇이냐?” 상인 임상옥은 “두 사람뿐!”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 성은 “이가(利家)와 해가(害家)”라고 설명한다.
- 우리도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과 해로운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이란 바로 이익이 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의미이다.
o 익자삼우 손자삼우 우직 우량 우다문 익의(益者三友 損者三友 友直 友諒 友多聞 益矣), 우편벽 우선유 우편녕 손의(友便辟 友善柔 友便佞 損矣)
- 유익한 벗이 세 종류 있고 해로운 벗이 세 종류 있다. 정직한 사람을 벗하고, 성실한 사람을 벗하고, 견문이 풍부한 사람을 벗하면 도움이 된다.
- 편벽된 사람을 벗하고, 부드러운 척하면서도 아첨하는 사람을 벗하고, 말만 그럴듯하게 둘러대는 사람을 벗하면 해가 된다.
진심으로 대하라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
o 공자 시절의 인재상은 인자(仁者)가 되는 것이다. 인자는 어진 사람으로 요즈음 말로 하면 능력이 뛰어나고 태도도 좋은 사람을 의미한다. 공자는 인자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교언(巧言)과 영색(令色)을 제시한다.
-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
교묘한 말만 하고 보기 좋은 낯빛만 꾸미는 사람치고 어진 이가 드물다
o 무엇보다 교묘한 말을 하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말의 어원은 ‘마음의 알갱이’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말을 들어보면 그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일시적으로 본심을 숨기고 진실을 가장할 수는 있어도 지속적으로 진실을 숨길 수는 없는 법이다.
o 그러면 교언(巧言)은 어떤 말일까. 과장된 말, 허황된 말, 거짓된 말들이 여기에 속한다.
- 다음으로 영색(令色)이란 무엇일까. 얼굴과 몸짓에 나타난 표정을 말한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지 못하고 무언가 지나치거나 불안한 마음을 심어주면 영색이라고 할 수 있다.
넓게 사귀되 패거리 짓지 말라
군자주이불비 소인비이부주(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o 공자는 덕치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를 군자(君子)로 보았다. 논어가 추구하는 인재상을 한 마디로 하면 군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공자가 군자와 소인을 대비하여 설명하고 있다.
- 군자주이불비 소인비이부주(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군자는 사람을 넓게 사귀되 패거리를 짓지 않고 소인은 패거리를 지을 뿐 사람을 넓게 사귀지 않는다.
o 넓게 사귀면서도 패거리를 짓지 않은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바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원칙이 있으면 사사로운 이익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대인관계에서 있어서도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가능하다.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o 군자는 또한 두루 넓게 사귈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 수준이 다른 사람과도 사귈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보편적인 사랑이 있어야 한다.
- 원칙이 냉철한 두뇌라면 사랑은 뜨거운 가슴이다.
o 반면에 소인은 어떠한가. 이익을 좇다보니 이익이 될 때는 간이라도 빼줄 듯 가까운 관계가 되지만 이익이 되지 않으면 냄비처럼 열정이 식고 만다.
o 지식이 많지만 교만해 보이지 않아야 한다. 높은 자리에 있지만 겸손해 보여야 한다. 돈이 많지만 과시하지 말아야 한다. 바쁜 자리에 있지만 바쁘게 보이지 않아야 한다. 이런 것들이 주이불비 정신이 밴 몸가짐이리라.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
노자안지 붕우신지 소자회지(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o 논어에서 공자의 가르침을 깨달을 때 무릎을 치며 감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언어의 경제성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공자의 제자인 자로가 스승의 포부를 듣고 싶다고 묻자 공자가 대답한다.
- 노자안지 붕우신지 소자회지(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노인은 편안하게 하고, 벗에게는 미덥게 하고, 젊은이는 감싸주고 싶다.
o 첫째는 노인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노자안지(老者安之)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나이든 사람들은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노인이 되면 말이 길어진다. 이와 같은 노인의 특성을 젊은 사람들은 싫어한다.
- 그러나 관점을 조금만 바꾸어 보자. 오늘 답답하게 보이는 노인의 모습은 미래 자신의 모습이다. 노인을 이해하고 편안하게 해주면 노인은 가지고 있는 것을 아낌없이 주고 싶어 한다.
o 둘째로 친구에게 신뢰감을 주는 붕우신지(朋友信之)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친구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정직한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o 셋째로 젊은 사람에게 아량을 베푸는 소자회지(少者懷之)의 자세가 필요하다. 젊은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말자. 생각이 다를 때는 왜 그런지 물어보자. 젊은 사람 나름대로의 논리와 합리성을 발견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 젊은 사람들을 만나면 강의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대화를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젊은 사람들이 실수할 때는 너그럽게 용서하는 관용의 자세도 필요하다. 나아가 칭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칭찬과 격려만큼 젊은 사람들을 품어주는 일도 없다.
박사 100명을 배출한 마을의 비밀
이인위미(里仁爲美)
o 논어를 보면 맹모삼천지교를 연상케 하는 구절이 이인(里仁)편 첫머리에 나온다.
- 이인위미 택불처인 언득지(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풍속이 인후한 마을에 사는 것이 아름답다. 인후한 마음이 있는 곳을 택하여 살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는가.
o 이인(里仁)이란 인이 있는 마을에 사는 것을 뜻한다.
- 그래서 이인위미(里仁爲美)는 좋은 동네에 사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o 강원도 춘천시 서면에는 박사가 100명이나 배출된 박사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서는 1963년에 송병덕씨가 미국에서 처음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송 박사의 옆집, 앞집, 뒷집에서 박사가 나오더니 박사들은 온 동네에서 마을로 퍼져갔다.
-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유엔총회의장 등을 지낸 한승수 국무총리도 바로 이 마을 출신이다.
한 줄로 읽는 사서삼경
o 하병국 선생님이 사서삼경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우선 유교(儒敎)는 종교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부모의 제사를 모신다고 하여 우상을 숭배하는 종교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으나 돌아가신 부모님을 살아계신 것처럼 모시는 것일 뿐 유교는 결코 종교가 아니다. 유교는 전통적인 군자의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교육제도이며 교육기관이다.
- 유교는 사서삼경을 통해 나 자신과 남의 관계에서 ‘남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사람과 만물을 나와 남의 관계로 헤아린다. 남을 소중하게 여기기 위해 자신을 수양하고 연마하는 것이 바로 유교이다.
o 대학, 중용, 논어, 맹자를 유교의 핵심 교과서인 사서(四書)라고 하는데, 이를 한 마디로 정리해 보자.
- 『대학(大學)』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공경할 경(敬)이다. 경은 몸을 공손히 하는 공(恭)과 마음을 공손히 하는 경(敬)을 축약하여 표현한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공경이 몸에 배고 이를 실천한 사람이다. 퇴계 이황 선생님께서도 평생 남이 글을 요청하면 거의 대부분 경(敬) 한 글자를 써 주셨다.
- 『중용(中庸)』을 한 글자로 줄이면 정성 성(誠)이다. 나 자신은 진실하고 성실하고 정성되며, 남에게는 삼가고 조심하고 공경히 하여야 한다. 이것이 몸에 배이게 해야 한다.
- 그럼 『논어(論語)』의 핵심 글자는 무엇일까. 바로 어질 인(仁)이다. 논어의 기본원칙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인은 가장 중요시 되는 덕목이다. 인은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다. 공자는 “어진 사람들은 자기가 서고자 하면 남도 서게 하고 자기가 달성코자 하면 남도 달성케 해준다”고 말한다. 즉 다른 사람을 세워줌으로써 자신이 설 수 있다는 이립기립(以立己立)이 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 『맹자(孟子)』는 한 마디로 어떻게 표현할까. 맹자는 공자 사후 100년 후에 출생하여 공자의 철학과 사상의 맥을 이어 공맹철학을 완성한다. 맹자는 공자가 강조한 인(仁)에 대해 의(義)를 체계적으로 보충하여 왕도정치의 바탕으로 삼았다. 맹자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하늘의 이치를 보존한다는 ‘존천리(存天理)’다. 그래서 맹자는 순천자(順天者)는 존(存)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고 했다.
o 다음으로 삼경은 시경(詩經), 서경(書經), 역경(易經)을 말한다.
- 시경은 춘추시대의 민요를 중심으로 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인데 공자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서경은 요순임금 때부터 주나라 때까지의 정치역사에 대한 문서를 수집하여 공자가 편찬했다.
- 역경은 주역을 말한다. 주역은 한 마디로 하면 변할 변(變)과 바뀔 역(易)으로 축약할 수 있다. 하늘은 한 시 한 때도 쉼이 없이 우주만물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새롭게 바꾸어 나가는 것의 연속이란 뜻이다. 그래서 날마다 새로워지는 일일신(一日新) 우일신(又日新)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제5장 삶의 원칙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
오소야천 고다능비사(吾少也賤 故多能鄙事)
o 공자의 어린 시절은 불우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불행한 과거를 돌아보는 공자의 자세는 달랐다.
- 당시의 한 고위 관리가 자공에게 “공자님은 성인이시군요. 어쩌면 그렇게 재능이 많으신가?”라고 묻자 자공이 “본디 하늘이 그를 장치 성인으로 만들고자 하여, 그처럼 재능이 많으신 것입니다”라고 미화해서 설명을 하자 이를 듣고 있던 공자가 정색을 하며 자신이 재능이 많은 이유를 스스로 밝힌다.
o 오소야천 고다능비사(吾少也賤 故多能鄙事)
- 나는 젊었을 때 미천했기 때문에 비천한 일을 할 줄 아는 것이 많다.
o 공자는 자신이 다재다능한 이유를 불우한 환경에서 찾고 있다. 어려서 천하게 자라다보니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되어 재능과 지혜가 생겼다고 설명한다. 또 어려서 고생을 하였기에 인내심과 겸손이 몸에 배었다.
성공한 사람이 갖춘 4가지 성품
무의무필무고무아(毋意毋必毋固毋我)
o 논어를 공부하다 보면 공자를 모를 때에 가졌던 선입견을 도저히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공자는 인품과 유연한 자세에서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혜를 공급해 주고 있다.
- 『영어로 배우는 논어』라는 책을 발간하여 화제를 모았던 고려대 영문과의 서지문 교수 역시 공자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표현한다.
“논어에서는 상당히 의외의 구절을 가끔 만나게 된다. 그것은 대개 우리가 공자에 대해서 아직도 케케묵은 선입견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자는 신념이 강했기 때문에 자기주장이 강했을 것 같고 고집도 세었을 것 같은데 그 반대였다고 한다. 그래서 공자의 가르침은 늘 신선하다.”
o 이처럼 필자가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 이유는 다음에서 소개하는 공자의 가르침이 공자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부정적인 선입견을 일시에 씻어주는 역할을 하는 까닭이다.
자절사 무의무필무고무아(子絶四 毋意毋必毋固毋我)
공자께서 하지 않았던 네 가지는 자의(恣意)성이 없고, 기필(期必)이 없고, 고집(固執)이 없고, 독존(獨尊)이 없는 것이다.
o 먼저 무의(毋意)는 공자가 자의(恣意)성이 없다는 듯이다.
- 무필(毋必)은 공자가 기필(期必)코란 말을 전가의 보도처럼 주장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융통성 없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 무고(毋固)는 무조건 고집을 피우지 않았다는 뜻이니 공자의 큰 매력이다.
- 무아(毋我)는 독존(獨尊)이 없었다는 듯이다. 우리는 흔히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다. 공자는 자기의 주장이 강했으나 반드시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획죄어천 무소도야(獲罪於天 無所禱也)
o 공자는 현실적인 인물이었다. 정도를 걸으며 현실에 발을 붙이고 고뇌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용주의 사고를 가졌다. 그래서 공자가 말하지 않는 네 가지가 바로 괴력난신(怪力亂神)이다. 괴상한 일(怪), 무력을 사용하는 일(力), 덕을 어지럽히는 일(亂), 알 수 없는 귀신(神)에 대한 일은 언급을 회피했다.
- 특히 귀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제자 자로가 귀신을 섬기는 것에 대해 묻자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는가?”라고 대답했다.
- 다시 죽음에 대해 물었을 때 “살아 있는 것도 잘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 수 있겠는가?”라고 답했을 정도다.
o 공자의 75대 직계자손인 공건(孔健) 선생은 그의 저서 『일본 속의 신논어학』에서 “유교는 종교가 아니다. 끊임없이 공자를 교주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유교는 학문체계이다. 따라서 공자는 위대한 사상가이며 교육자였다”고 말한다.
- 그렇지만 공자는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믿었다.
획죄어천 무소도야(獲罪於天 無所禱也)
하늘에 죄를 지으면 기도할 곳이 없다.
o 공자는 하늘에 죄를 짓지 말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하늘은 인간의 모든 행위와 죄를 티끌 하나까지라도 꿰뚫어보고 있으므로 하늘은 경외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 공자는 하늘의 뜻에 순종하는 순리의 삶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마음을 얻는 데서 시작하라
필부불가탈지야(匹夫不可奪志也)
o 공자는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고 특히 마음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공자의 인간존중 사상을 잘 나타내는 구절이 있다.
- 삼군가탈수야 필부불가탈지야(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삼군을 통솔하는 장수는 빼앗을 수 있어도, 한 사나이의 굳은 의지는 빼앗을 수 없다.
- 공자 당시에 삼군(三軍)은 제후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많은 군대의 규모였다. 일군(一軍)이 1만2,500명이었으니 삼군(三軍)은 3만7,500명이다. 이처럼 막강한 군대를 호령하는 총사령관을 빼앗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름도 없고 빛도 없는 평범한 소시민인 필부(匹夫)의 마음을 빼앗을 수는 없다. 공자는 그만큼 인간을 존귀하게 여겼고 남의 인격과 인권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o 가정과 직장과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지름길은 그들을 고귀한 존재로 여기고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갈 때 가능하다.
인생 발전 6단계
지우학 이립 불혹 지천명 이순 불유구(志于學 而立 不惑 知天命 耳順 不踰矩)
o 공자는 말년에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며 10년 단위로 인격의 발전단계를 정리함으로써 역사에 남는 삶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에는 하늘의 소명을 알았고, 예순에는 남의 말이 귀에 순하게 들렸고, 일흔에는 마음을 따라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o 60, 70세가 되어도 불혹의 단계를 뛰어넘는 게 쉽지 않다는 고백이다. 나이가 들수록 노욕이 생겨 유혹이 더욱 많아지기 때문이란다. 불혹의 문턱을 뛰어넘지 못하다 보니 나이가 들어도 다음 단계로 진입이 어려워진다.
- 40대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유혹의 본질은 기본과 원칙을 벗어나려는 데서 생긴다. 결과지상주의에 익숙한 나머지 과정을 생략하려는 욕구가 수시로 밀려온다. 투명성과 윤리성이 리더십의 소중한 덕목으로 강조되는 이유도 불혹의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
o 무한경쟁시대, 현대인들을 주눅 들게 하는 말이다. 인간의 평균수명은 길어지고 삶은 점점 편리해져 가건만 인생살이는 더욱 힘이 든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직장에서는 능력 및 성과주의가 보편화되면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공자시절에도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공자는 사람들이 자신보다는 남에게 초점을 맞추는 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근심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
o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받는 스트레스의 상당부분이 남이 알아주지 않아서 생기는지 모른다. 사실 성공과 실패는 간발의 차이에 불과하다. 살다보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어디 한 두 번이겠는가.
- 세대 간에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젊은 세대 역시 기성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모자란다. 부부사이도 비슷하다.
- 그러면 공자는 왜 남이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라고 했을까. 우선 남이 자신을 알아주고 안 알아주고는 남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에 자신의 통제밖에 있다. 알아주지 않는다고 따질 수야 없는 노력이다.
o 공자는 스트레스 요인을 해소하는 정답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남 때문에 속이 상하거나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에게서 더 멋지고 훌륭한 해법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o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경향이 있다. 반대면 좋으련만 그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남의 단점을 귀신같이 알아내는 반면에 장점은 잘 보지 못한다. 우리 민족은 자타가 인정하는 우수한 민족이다. 부족한 게 하나 있다면 칭찬과 격려하는 마음의 여유가 약하다는 점이다.
- 이제 자기 자신을 성찰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스스로는 70%밖에 채우지 못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o 논어를 읽을 때도 제자들의 성격이나 특성을 알면 더욱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극단적인 성격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자장(子張)은 잘 생겼고 성격이 원만하고 적극적인 인물이었다. 당연히 제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제자들은 나서기를 좋아하는 그를 가까이는 사귀되 공경하지는 않았다. 반면에 자하(子夏)는 강직하고 의로우나 소극적이었다. 항상 질문을 잘하는 제자 자공과 스승 공자가 두 사람을 놓고 나누는 대화가 무척 흥미롭다.
- “자장과 자하는 누가 더 현명합니까?”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자장이 낫다는 것입니까?”
- 이에 대해 공자는 역시 공자다운 결론을 내린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o 공자는 자장의 지나친 성격이나 자하의 소극적인 성격도 모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한다. 여기서 공자는 양극단에 치우침이 없는 중용(中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우리의 삶 속에서는 아무래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보다는 지나친 쪽의 발생빈도수가 많은 것 같다. 일을 그르치는 경우 대부분이 탐욕에서 나온다.
낙관은 힘이 세다
군자불우불구(君子不優不懼)
o 공자의 제자 사마우(司馬牛)는 형이 송나라에서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 왔다. 이 소식을 접한 스승과 제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걱정이 되었다. 마음도 달랠 겸 스승과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를 얻고 싶은 생각에 여러 가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 먼저 군자에 대해 물어 보았다.
군자불우불구(君子不優不懼)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o 공자는 몸가짐을 바르게 하면 근심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결국 근심과 두려움은 자신의 문제라는 진단이다.
- 걱정과 두려움이 지배하면 개인이든 조직이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다. 걱정과 두려움은 사람을 과거에 갇히게 만들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을 가로막는다.
- 도덕성과 윤리성에 문제가 있다면 걱정과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자가 끊임없이 자기를 다스리며 자기절제와 자기연마를 강조하는 이유도 도덕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 걱정과 두려움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도 찾아온다. 사마우의 고민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지레 짐작하고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는 데 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o 모든 것을 운명과 하늘에 맡기고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는 데서 정답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궁극적 낙관론(窮極的 樂觀論)’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어려움과 우여곡절이야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잘못을 고치는 것을 망설이지 말라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o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한 마디로 말할 수 있다.
- 좋은 습관을 가졌다는 것은 나쁜 습관을 많이 고쳤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습관을 형성하게 된다.
- 끊임없이 부족한 부분을 갈고 닦으면서 수련을 해야 한다.
o 공자는 덕을 쌓아 스스로 강해지는 수덕자강(修德自强)을 외치고 있다.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과실이 있으면 그 과실을 고치는 데 망설여서는 안 된다.
o 나이 들수록 허물을 고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허물을 고치려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처음에는 존경받다가 나중에 추락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산에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은 성취욕이 높아지면 교만심도 함께 높아진다. 그러므로 자신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을 필요가 있다.
어려울 때 찾아오는 사람이 진짜다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
o "질풍에 억센 풀을 알 수 있고, 난세에 충신을 알 수 있다.”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o 공자가 인생의 깊은 깨달음을 통해 사람에 대해 평가한 내용을 살펴보자.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
날씨가 차가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 잎이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사람도 인생의 겨울인 고난을 당해 보면 그 인품을 알 수 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잘 나갈 때보다는 어려운 때 찾아오는 사람이 인간성이 더욱 돋보인다.
o 세한연후(歲寒然後) 지송백지후조야(知松柏之後凋也)란 구절이 유명하게 된 이유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이 내용을 주제로 「歲寒圖)」라는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요약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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