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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사랑과 진흙 속의 사랑 - 아이다

히메스타 2010. 6. 30. 17:32

베르디는 오페라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나부코, 에르나니, 멕베스, 리골레토, 운명의 힘, 돈카를로 등 수 많은 오페라가

오늘날까지 우리를 감동시킨다.

 

베르디의 오페라 대부분은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닌 비극으로 끝나기 때문인지

몰라도 사랑의 애절함이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지도 모르겠다.

클래식 음악을 접해 보지 못했을 때 오페라의 아리아를 들을 때면 고막이

터질듯한 느낌만 받았지만 오페라의 내용을 알고 들으면 애절함과 주인공의

고뇌까지도 느낄 수 있어서 오페라가 좋다.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의 주요내용은

에티오피아의 공주로 자라다 이집트에 잡혀와 노예가 된 아이다가 라다메스라는

젊은 고급장교에게 사랑에 빠지지만 젊은 장교는 암네리스라는 이집트 파라오의

딸과 아이다와의 양다리를 걸치고 이중생활을 이어나간다.

 

젊은 장교는 두 공주의 열화같은 사랑과 자신의 출세 두가지를 모두 놓지지 않고

싶다, 왜냐하면 아이다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지만 이집트 공주와 결혼하면 권력을

갖게 되고 또한 에티오피아를 정복하고 나면 아이다를 자신의 후처정도로 만들 수

있다는 속셈을 갖고 있다.

 

라다메스가 두 여자 사이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이중생활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이다는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생명까지도)을 걸게 된다.

라다메스가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아이다의 아버지를 포로로 잡아왔고

아이다는 사랑하는 라다메스에게 잡혀온 포로들을 풀어 달라고 애원한다.

 

아이다를 사랑하는 라다메스는 이집트 왕이 무엇이든지 소원을 들어주겠다면 소원을

말하라고 하자 포로들을 풀어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이집트 왕은 포로들을 풀어주고 공주와 결혼시켜 자신의 후계자로 삼겠다고

발표한다.

 

이집트 공주와 결혼을 하루 앞둔 저녁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나일강변에서 서로 만나기로

약속한다.

만일 라다메스가 작별을 고한다면 아이다는 나일강에 몸을 던질 각오를 하고 있다.

그때 아이다는 멀리 고향 하늘을 바라다 보며 "오 나의 고향"이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타향에서 아무런 희망없이 살아가던 그녀에게 삶을 유지하는 유일한 위안이었던 

라다메스마저 자신을 떠나려는 이 순간에 그녀가 생각하는 것은 고향 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의 고향에서 라다메스와 살고 싶었던 소망이 이제 사라졌다고 탄식한다.

 

이때 뜻하지 않게 풀려난 아이다의 아버지가 나타나 조국의 재건을 위해 다음번 전투에서의

이집트 군공격 루트를 알아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다는 라다메스를 배신할 수 없다며 거절하지만 네가 그것을 거역하면 전사한

조국의 원혼들이 너를 저주할 것이며 이제 너는 내 딸도 아니다라며 화를 내자 하는 수 없이

울면서 승낙한다.

 

그때 나일강변에서 만나기로 했던 라다메스가 나타나 아이다에게 공격할 루트를 알려주고

숨어있던 아이다의 아버지가 이 비밀을 듣게 된다.

이때 나타난 에티오피아 왕인 아이다의 아버지가 라다메스와 함께 도망가자며 잡아끌자

세 사람은 도망가려하지만 이집트 군에게 발각되어 아이다의 아버지와 아이다는 도망가게

하고 라다메스는 스스로 이집트 군을 막은 후에 스스로 무릎을 꿇고 이집트 왕에 체포된다.

 

라다메스에게 배신당한 이집트 공주는 그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나를 위해 제발 목숨

만은 버리지 말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라다메스는 공주가 아이다를 포기하고 자기를 선택하면 살려주겠다는 제안을 의연

하게 거절하고 감옥으로 향한다.

홀로 남은 공주는 사랑하는 이를 잃게된 슬픔과 아이다와의 대결에서 처절하게 패한 자신의

수치를 이기지 못하고 절규한다.

 

라다메스의 재판에서 세가지 죄목이 나열되지만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한다.

결국 그를 신전 밑에 생매장하라는 극형이 내려지고 이에 처절하게 절규하는 공주는 거의

빈사상태가 되어 쓰러진다.

돌무덤 뚜껑이 닫히고 라다메스가 무덤속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거기에서 도망간줄 알았던 아이다가 함께 죽기 위해 돌아와 미리 무덤속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최후의 순간에 다시 만난 두 연인은 뜨겁게 포옹하며 무덤 속에서 자신들의 사랑을 기원하는

최후의 2중창 "죽음은 아름다운 것"을 부른다.

 

죽음은 아름다운 것

우리는 사랑으로 죽음을 받아 들인다.

이제 천국의 문이 열리고 

그 많던 세상의 고통이 사라지네.....

 

참으로 아름다운 이중창이다.

나는 "아이다"를 감상하면서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아름답고 감동적인 오페라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오페라 아이다만큼 사랑하다 목숨을 던질 수만 있다면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년을 넘어선 지금 나에게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죽도록 사랑한번

해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