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필, 나의 일상 등

동창회

히메스타 2018. 6. 25. 16:11

지난 토요일 오후 6시에 바닷가 위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펜션에서 1박 2일간의 

초등학교 동창회가 열렸다.

이제 몇몇 친구들은 손자 손녀들을 둔 할아버지 답게 머리도 하얗고 복부에 기름끼가

끼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노년의 티가 제법 물씬 풍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이 많고 부지런하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폼을 잡을 만한 친구

들은 병어, 갑오징어, 홍어 등 풍부한 해산물로 가득한 잔치상을 차릴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여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압해도라는 섬까지 찾아와

하룻밤을 지새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밴드까지 준비하여 날밤을 새면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술도 마시면서

날밤을 새는데도 피곤한 기색도 없이 정신없이 흔들고 고함도 지르면서 옛추억에

잠겨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멕시코와 우리나라와의 월드컵 중계를 보고 놀자고 


제안했지만 술에 취하니 축구는 별로 재미가 없었던 모양이다.

오랫만에 몇몇 친한 친구들과 밖에 나와서 세상사는 이야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적당히 하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날밤을

새고 준비된 아침 식사를 하고 대단원의 동창회를 마감했다.


사실 나는 동창회에 자주 나가지 못한다.

동창회가 수도권에서 열리기 때문에 왕래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되고 막상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노는 시간은 3시간 이내로 끝나기 때문에 대화할

시간도 별로 없고 노는 시간도 한정되어 있어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동창회는 외떨어진 펜션에 우리 외에는 손님이 한분도 없어 펜션이

모두 우리 차지가 되어 고성방가를 해도 다른 사람에게 전혀 피해가 가지 않기

때문에 왁잘지껄한 동창회가 가능했고 또한 새벽에 보는 바다는 또다른 아름다움

을 우리에게 선보여 주었다.


나는 조용하고 차분한 모임을 좋아하지 노래하고 춤추는 것은 잼병이라 이런 모임

자체를 싫어하지만 오랫만에 대하는 코흘리게 동창생들의 순진무구한 떠들썩한

동창회가 재미가 있고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트롯가요 한곡 정도는

잘 준비해야 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올 가을에 동창회는 대구에서 한다고 한다.

대구에 가서 1박 2일간의 동창회에서 불러야 할 트롯가요 한곡과 멋지고 화려한

춤사위 하나를 준비해서 너무 얌전하고 조용하다는 나의 이미지를 확 바꿔서

친구들에게 나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 줘야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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