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복사용지 위에 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위에 눈과 코 입을 그렸다.
그러나 그대의 얼굴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래서 찢어 버리고 다시 그대의 모습을 상상했다.
아무리 그대를 떠오르게 하려고 애썼으나 헛것들만
눈앞에 아른거리고 창밖의 바람소리만 요란하다.
그대의 목소리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내 못난 모습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다가 카톡을 찾았다.
카톡으로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그대의 반응을 살핀다.
그대는 일상의 이야기만 건넨 채 무심하게도 안녕이란
슬픈 말만 남기고 나를 피해 달아나 버리고 나면
또 다시 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위에 그대를 상상한다.
그리움과 사랑이란 망령이 내 곁에서 떠나지 않고 힘들게 한다.
이제 이 망령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며 땀을 뻘뻘 흘리며 밤마다 연습장을
찾아 죄없는 볼만 두둘겨 패며 망령을 쫒으려 애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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