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무대

아이 러부 유 - 사랑에 관한 모든 것

히메스타 2018. 1. 24. 14:43

인류 역사상 최대의 관심사이자 화두는 바로 ‘사랑’일 것이다. 누군가는 장밋빛 사랑에 빠져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사랑 때문에 절망의 나날을 보낸다. 사랑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숙제인 셈이다. 뮤지컬 [아이 러브 유]는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사랑을 찾아 헤매는 이 세상 모든 남자와 여자들을 위해 노래한다.

국내에는 [아이 러브 유]로 소개된 뮤지컬 [I Love You, You're Perfect, Now Change]는 1996년 8월 오프브로드웨이 웨스트사이드 시어터에서 처음 소개됐다. 온-오프브로드웨이를 통틀어 가장 긴 ‘사랑해, 당신은 완벽해, 그래도 이젠 달라져’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을 내건 이 작품은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주제 아래 그들의 첫 만남에서부터 연애와 이별, 만감이 교차하는 결혼과 권태 등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고 있다.

파격과 실험 정신을 앞세운 작품들이 쏟아지는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지극히 이성애적이고 가족 중심적인 소재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작가 조 디피에트로와 작곡가 지미 로버츠 콤비다. [더 씽 어바웃 맨]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오프브로드웨이의 히트 메이커로 등극한 두 사람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완성한 뮤지컬 [아이 러브 유]는 탄탄한 구성과 재치 있는 대사, 완성도 높은 음악과 효과적인 무대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사랑’이라는 주제 아래 전개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사랑을 꿈꾸는 20대들뿐만 아니라 더 이상 사랑을 기대하지 않는 60~70대 노인들에게도 즐거운 웃음과 기분 좋은 설렘을 안겨주며 공감을 얻어냈다.

뮤지컬 [아이 러브 유]는 탄탄한 구성과 재치 있는 대사, 완성도 높은 음악과 효과적인 무대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제공: 설앤컴퍼니

2001년 9‧11 테러로 뉴욕 극장가가 총체적인 불황에 빠져들었을 때에도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던 [아이 러브 유]는 L.A., 토론토, 보스톤, 바르셀로나 등 500개가 넘는 도시에서, 12개 언어로 공연되어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6년 10월에는 오프브로드웨이 장기 공연을 기념해 뉴욕 브로드웨이 43번가에는 ‘아이 러브 유’ 거리가 조성되기도 했다. 막을 내린 2008년 7월까지 13년간 전 세계에서 총 2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이 러브 유]는 5,023회의 공연 기록을 세우며 [판타스틱스]에 이어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두 번째로 롱러닝한 뮤지컬이 되었다.

뮤지컬 [아이 러브 유]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총 2막 2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레뷔 뮤지컬이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룬 20개의 에피소드가 10~15분 간격으로 무대 위에 펼쳐지면, 총 4명으로 구성된 배우들(남자 2명, 여자 2명)은 각각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전달한다.

‘대저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있으라 하시매 있었고 또한 남자와 여자가 있으라 하시매 있더라.’ [아이 러브 유]는 성경의 창세기를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태초에 창조된 네 명의 남녀가 뻔히 변해가는 남녀 관계를 노래하는 프롤로그가 지나면, 다양한 소재를 다룬 에피소드들이 차례로 무대에 펼쳐진다. 1막은 나이가 꽉 찬 미혼의 남녀가 첫 데이트를 할 때부터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모습들을 빠른 속도로 보여준다. 너무 바빠서 사랑할 시간조차 없는 직장인 남녀는 첫 만남의 자리에서 몇 번의 데이트와 첫 섹스를 생략하고 1년이 흐른 뒤의 만남으로 건너뛰고, 입만 열었다 하면 썰렁한 이야기를 하는 몸꽝 ‧ 얼꽝 남녀는 닮은 꼴인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소개팅 나온 여자들은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기 바쁜 상대 남에게 맞장구를 쳐주면서도 속으로는 ‘남자가 이리 없나’ 하며 한탄을 한다. 이들 외에도 여자 친구에 이끌려 슬픈 영화를 보러 갔다가 눈물을 쏟는 자신에게 놀라게 되는 마초, 사랑하는 남자와 특별한 밤을 기다리는 여인, 소개팅 한 남자로부터 전화 왔다며 딸에게 황금 전화기상을 전하는 엄마, 싱글들의 단체 미팅에 강사로 초빙된 종신형 수감자인 총각 남성 등이 차례로 등장해 싱글 탈출을 강조한다.

뮤지컬 [아이 러브 유]는 총 2막 20장으로 구성된 레뷔 뮤지컬이다. - 제공: 설앤컴퍼니

결혼 이후의 다양한 모습을 다룬 2막에는 신혼부부의 이야기와 육아 및 가사분담, 결혼 후의 성생활, 부모로서의 삶, 권태, 이혼, 사별 후 새로운 사랑을 찾으려는 노년의 모습 등이 펼쳐진다. 아이가 태어난 후 남성성 대신 아빠로 살아가는 즐거움에 푹 빠진 남자와 그런 친구의 변화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독신 남자, 아이들과 집안일에 지쳐 섹스 한번 맘 놓고 하지 못하는 중년의 부부, 마흔 번째 생일날 남편에게 버림받은 이혼녀, 아내에게 쩔쩔매면서도 운전대만 잡으면 맹수로 돌변하는 남편, 30년을 함께 산 부인이 문득 낯설게 느껴지는 남편, 장례식장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1막보다 더욱 다양해진 연령대의 남녀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지만 따뜻함과 유쾌함,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다.

[아이 러브 유]는 동화 같은 달콤한 판타지나 드라마틱한 연애담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들을 여과 없이 들려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들과 구별된다. 저마다 완결된 구조를 가진 에피소드들은 남녀가 만나 사랑을 나누고 결혼을 하고 지지고 볶고 싸우며 살아가다 서로 익숙해지고 홀로 남아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사랑의 전 단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누구나 생각하고 느끼고는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끄집어내지 못하는 남녀의 속내를 위트 넘치는 재치와 유머로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사들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준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때로는 감미롭게 때로는 파워풀하게 연주되는 음악 또한 작품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칸타타, 탱고, 왈츠, 소울, 록,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은 각양각색의 남녀 관계를 풀어내는 재치 있는 가사들을 120퍼센트 살려준다. 하지만 [아이 러브 유]에서 가장 큰 재미를 안겨주는 것은 빠른 스토리 전개에 발맞춰 쉴 새 없이 배역을 바꿔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에 있다. 상큼 발랄한 20대부터 중후한 노년에 이르기까지 나이대도 캐릭터도 다양한 60여 명의 인물로 완벽하게 변신하는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에피소드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각양각색의 남녀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사랑의 전 단계를 보여준다. - 제공: 설앤컴퍼니

[아이 러브 유]는 지치고 아프고 힘들 수 있고 또 결코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끊임없이 부딪치는 범퍼카처럼 자신의 사랑을 찾아 노력하고 또 노력하라고 말한다. 결코 남의 얘기 같지 않은 사랑 이야기들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사랑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사랑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이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게 한 힘이 아니었을까.


공연 내역
1996년 8월 1일 ~ 2008년 7월 27일 오프브로드웨이 웨스트사이드 시어터

창작자
극본·작사 : 조 디피에트로

미국 뉴저지 테넷 출신의 극작가, 작사가. 연극 [The Art of Murder]로 2000년 최고의 미스터리 부문 에드가 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이미 국내에 소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이 러브 유](1996)와 [더 씽 어바웃 맨](2003), [올 슉 업](2005), [톡식 히어로] 등이 있으며, 2010년 백인 DJ와 흑인 여가수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 [멤피스]로 토니상 최우수 극본상과 최우수 뮤지컬상을 수상하며 브로드웨이에서 바쁜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작곡 : 지미 로버츠
ASCAP 상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는 뮤지컬 작곡가. 대표작으로는 조 디피에트로와 함께 작업한 [아이 러브 유](1996)와 [더 씽 어바웃 맨](2003) 등이 있다.

캐릭터 소개

너무 바빠서 데이트할 시간이 없는 직장 여성

줄리
얼굴이 예뻤다면 남자를 만날 수 있었을 거라며 몽상에 잠기는 여성

제이슨
매력적이지 않은 외모 탓에 여자 앞에만 서면 자신감이 없어진다.

제임스
전쟁 영화, 에로 영화를 좋아하는 마초이지만, 여자 친구에 이끌려 보게 된 슬픈 영화로 인해 눈물을 흘린다.

미스터 하이드
싱글 단체 미팅에 초대된 총각 강사. 현재 아티카 교도소에서 종신형으로 수감 중이다.


소개팅에서 자신의 허풍에 여자들이 목을 맨다고 착각하는 남자

로즈 리츠
마흔 번째 생일에 남편에게 버림받은 이혼녀. 비디오 데이트를 위해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며 새로운 희망을 갖는다.

말린
오랜만에 남편과 정열의 밤을 불태우기 위해 준비하는 중년의 부인

아더
장례식장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할아버지

뮤리엘
장례식장에서 만난 아더의 구애에 갈등하는 할머니

시놉시스
제1막 1장 : 프롤로그 & 첫 데이트를 위한 칸타타
태초의 남녀 네 명이 등장해 여자와 남자가 만나고 사랑하고 그리고 세월이 흘러 서로가 뻔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얘기한다. 시간을 건너뛰어 현재의 젊은이들로 변한 주인공들은 첫 데이트, 새 로맨스를 꿈꾸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꾸미며 분주히 움직인다.

2장 : 정말 너무너무 바쁜 관계로
너무 바쁜 직장인 여성은 첫 번째 데이트를 건너뛰고 두 번째 데이트로 넘어가자고 한다. 그러자 남자는 세 번째 데이트를 제안한다. 이어 첫 번째 섹스와 두 달째의 만남도 건너뛰고 헤어진 후 재회하는 시점으로 넘어간다.

3장 : 몸짱 VS 얼짱
제대로 풀리지 않는 몸꽝, 얼꽝 남녀의 데이트. 각자 몸짱, 얼짱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몽상에 빠져 있다.

4장 : 남자는 뻥, 여자는 내숭!
레스토랑에서 소개팅을 하고 있는 두 쌍의 남녀가 보인다. 남자는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며 허세를 부리고, 그런 남자에게 싫은 티 내지 않고 맞장구쳐주던 여자들은 ‘남자가 이리도 없냐’며 한탄한다.

5장 : 슬픈 영화
전쟁 영화, 애로 영화가 최고라고 여기는 한 마초맨이 여자 친구에게 이끌려 로맨스 영화를 보게 된다. 이런 영화를 왜 보냐며 투덜거리던 그는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멈출 수 없다.

6장 : 바보 스위치
몇 차례의 만남이 지속되고 있지만 여자는 자신에게 손끝 하나도 안 건드리는 남자에게 서운할 뿐이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실수하게 될까 봐 조심하고 있었던 것.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두 사람은 그 사랑을 확인하는 특별한 저녁 식사를 약속한다.

7장 : 부모님 마음
부모는 아들의 2년째 교제를 축하하며 약혼 선물을 건네지만, 아들과 여자 친구는 그들의 이별 소식을 전한다. 부모는 짝이 있어 인생은 즐거운 것이라고 목 놓아 노래한다.

8장 : 불만족 전액 환불!
잠자리에 불만족스러운 남자와 여자가 있다. 이들 앞에 홈쇼핑 섹스 코디가 나타나 원만한 부부 생활을 위해 문제점을 해결해 준다.

9장 : 휴대폰이 울릴 때
소개팅 한 남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여자가 있다. 그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여자는 정신을 못 차리며 환호하고, 그녀의 엄마는 황금 전화기상까지 건네준다.

10장 : 싱글 탈출?!
아티카 교도소에서 싱글 단체 미팅이 진행 중이다. 교도소에서 종신형으로 살고 있는 한 총각 남성이 초대 강사로 등장하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화를 이기지 못하고 하이드로 변신한 그는 황당한 짝 맺어주기를 시작한다.

11장 : 마침내, 결혼
한 커플의 결혼식장이다. 주례 남녀는 결혼 후 펼쳐질 엄청난 인생의 비극을 노래하고, 커플은 결혼식장을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다.

제2막 1장 : 나는야 부케 수집가
신부가 던진 부케를 받아든 들러리가 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결혼식보다 많은 부케를 받은 그녀의 들러리 신세 한탄이 시작된다.

2장 : 애를 키우다 보니
아이를 낳은 후 모든 삶을 아빠로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너무나도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오랜만에 그를 찾아온 독신 남성은 변해버린 친구를 한심하게 바라본다.

3장 : 결혼을 하면 섹스는 없다
집안일과 육아에 지친 중년의 부부는 오랜만에 둘만의 뜨거운 밤을 보내기로 하고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하지만 잠든 줄 알았던 아이들의 엄마, 아빠를 찾는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온다.

4장 : 패밀리 드라이브
평소에는 꼼짝도 못하던 남편은 운전대만 잡으면 맹수로 돌변한다. 그런 그가 꼴 보기 싫은 아내는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계속되는 부모의 말싸움에 아이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5장 : 기다림, 그 열받음에 대하여
한 여자는 야구 경기에 빠진 남편을 기다리고, 한 남자는 쇼핑에 빠진 아내를 기다린다. 또 다른 여자는 여자 화장실의 긴 줄이 줄어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에게 기다림이란 열받는 일일 뿐이다.

6장 : 결혼 후 30년
한 노부부가 습관처럼 아침 신문을 읽으며 차를 마신다. 문득 30년을 함께 산 아내가 낯설게 느껴진 남편은 그녀를 보며 지겨워질 때도 된 것일까 고민한다.

7장 : 장례식장 = 부킹장
각자 사별한 두 노인이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아더는 인생 막바지에 만난 새로운 인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뮤리엘은 뒤늦은 사랑에 갈등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아직 이 세상에 있음을 깨달으며 다시 사랑을 시작하기 위해 서로의 손을 잡는다.

8장 : 에필로그
프롤로그의 네 명의 남녀가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지구 상의 모든 남녀들은 지치지도 않고 즐겁게 완벽한 동반자를 꿈꾸며, 사랑을 찾아 노력하고, 완벽할 리 없는 그 사람과 맞추기 위해 노력하라고 노래한다.

뮤지컬 넘버 리스트

no.파트뮤직컬넘버
1Act IPrologue / Cantata For A First Date
2A Stud And A Babe
3Single Man Drought
4Why? 'Cause I'm A Guy
5Tear Jerk
6I Will Be Loved Tonight
7Hey There, Single Guy/Gal
8He Called Me
9Cantata Reprise / Wedding Vows
10Act IICantata Reprise / Always A Bridesmaid
11The Baby Song
12Marriage Tango
13On The Highway Of Love
14Waiting Trio
15Shouldn't I Be Less In Love With You?
16I Can Live With That
17Epilogue/ I Love You, You're Perfect, Now 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