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눈물
작가 : 김정현
오늘(3. 22) 오랜만에 소설 한권을 읽었다.
팔순에 접어든 아버지를 둔 중년을 훌쩍 넘어선 직장인으로서 아버지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이 책을 읽게 했다.
군대에 입대한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과연 나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 해왔는지 자문해 보면서 최대한 흥기라는 주인공을 나에게 대입시켜 읽으려고 노력했다.
자식을 교육시키면서 한번도 마음 놓고 하고 싶은 것 못해보고 남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내지도 못하면서 홀연히 지금의 자리까지 와 버린 내 자신을 되돌아보면 흥기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
아들 둘을 둔 흥기는 변변찮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오직 집안일을 위해 헌신해 오지만 집 장만과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빚을 져 큰 어려움에 처하고 만다.
위험에 처한 흥기는 자살을 결행할 결심을 하지만 자신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베풀어 주었던 누나와 매형 때문에 자살을 하지 못하고 만다.
한편, 흥기의 큰 아들은 지방대에 다니다가 학업을 포기하고 카 디자인너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고 둘째 아들은 법조인이 되기 위해 사법공부를 한다.
흥기의 아내는 큰 아들에 대해서는 매우 냉소적이지만 둘째 아들의 학업에는 큰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홍기는 둘째 아들이 공부는 잘 하지만 자신을 비롯한 아내와 형을 함부로 대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하며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인간이 될 것을 희망하기도 한다.
한편, 홍기는 날로 빚이 늘어 회사공금을 횡령하여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 살게 되며 이로 인해 결국 친구의 유혹에 빠져 자신이 모시고 있는 이사장의 정보를 빼내 친구에게 건네주고 그 대가로 수억원을 받고 마침내 중국으로 도피를 계획하게 된다.
중국으로 도피를 결정하고 중국으로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갔으나 홍기는 자신의 양심을 속이지 못하고 공항에 있는 관서에 자진해서 자수함으로써 영어의 몸이 되고 만다.
그러나 홍기는 감옥에 있으면서 비로소 가족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된다.
비록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지방대에 다니다가 카 센터에 취직하여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며 장래의 희망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큰 아들을 비롯해서 항상 홍기 자신을 돈 버는 기계로만 여겼던 아내의 따뜻한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되며 가족의 소중함도 되찾게 되는 해피엔딩의 스토리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 많은 기대를 하며 읽기 시작했으나 생각보다는 제목만큼은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내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일 내가 소설을 쓴다면 이보다 훨씬 더 아버지의 고통과 실망과 함께 희망도 함께 쓸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어린시절을 생각하면 부모님의 대가없는 희생에 절도 눈물이 난다.
지금 중년을 훌쩍 넘어 노년으로 넘어가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면 모든 것이 부족하기만 하다.
가족에 대한 희생도 부족하고 나를 위해 희생하신 부모님에 대한 은혜도 하나도 갚지 못하고 있다.
이제 팔순을 넘으신 아버지의 주름살이 한없이 무겁게 느껴진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지금도 부모님은 새벽 4시만 되면 어김없이 온기하나 없는 교회의 딱딱한 의자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5형제의 안전과 직장에서 손가락질 받지 않고 존경 받는 자식들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시는 부모님의 사랑에 절로 눈물이 난다.
아버지라는 단어만으로도 가슴속이 멍멍해 진다.
학창시절, 그 어렵던 시절에 아들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보시려고 5시간의 배를 타고 목포에 오셔서 꺼칠하고 투박한 손으로 용돈을 주시면서 되돌아가실 때에 자신의 못남으로 인해 자식들이 고생한다며 자책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아버지! 큰소리로 수백번 외치면서 “아버지 그 동안 너무나 고생하셨습니다” 하면서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아버지의 품안에 안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