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추워서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네요. 내복을 입고 있는데도 사무실 안에서도 손·발이 시렵습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14일 정부청사관리소에는 공무원들의 항의성 문의가 이어졌다. "사무실이 왜 이렇게 추우냐."에서부터 "실내온도가 규정 온도까지 올라간 것은 맞는지…." 등이었다. 문의 목적은 한가지. 사무실이 너무 추워 일을 제대로 못 하겠다는 하소연이었다.
실제로 이날 바깥 최저 기온이 영하 15도를 넘나들면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내 사무실은 썰렁하다 못해 하루내내 냉기로 가득 찼다. 공무원 대부분이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업무를 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특히 창가 자리는 온종일 손·발이 시리고, 다리가 덜덜 떨릴 정도로 싸늘했다.
중앙행정기관의 사무실 규정 온도는 18도에 맞춰져 있다. 올 초 대통령의 에너지 절약 지시로 종전 19도에서 1도 낮춰졌다. 하지만 건물 전체가 골고루 18도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창가나 복도쪽은 추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개인 난로 사용을 금지하고 야근할 때만 사용하라.'는 지침이 하달돼 청사 공무원들은 작은 담요나 방석, 옷가지 등으로 몸을 감싸는 방식으로 견뎌야만 했다. 사무실 밖이나 건물 밖 비상구에 마련된 휴식공간에는 온종일 사람을 볼 수가 없었다. 골초들조차 추위에 몸을 사리느라 바깥출입을 삼갔다.
과천청사, 대전청사 등 다른 정부청사도 마찬가지다. 과천청사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자리가 창문쪽이라 외풍이 거세 전기난로를 켜두고 근무를 했는데 이마저 못하게 하니 온몸이 오그라 붙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한 여직원은 "임신 8개월인데 사무실이 너무 추워 태아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된다."면서 "겉으론 동료들 눈치가 보여 괜찮다고 말하지만 몸도 마음도 편치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장급 고위 공무원도 춥긴 마찬가지. 과천청사의 한 국장은 "방이 넓은 데다 창문에서 바람이 들어와 외투를 입지 않고는 근무를 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무조건 에너지 절약만 강조해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라면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전청사 한 공무원은 "에너지 절약 불시점검과 기관평가 얘기가 나온 후 온도를 올려 달라고 해도 무시하는 것 같다."면서 "내복으로 버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본관과 별관 등 3개의 건물로 구성된 감사원은 근무처에 따라 체감온도는 달랐지만 추위는 업무성격만큼이나 매서웠다. 본관은 그나마 근무인원이 많고 튼튼하게 지어져 그럭저럭 버티지만 문제는 별관. 지난해 말 인사이동으로 본관에서 별관으로 이동한 직원들은 별관 어디에서인지 '황소바람'이 들어온다고들 아우성이었다.
감종훈 정부청사관리소 청사기획관은 "공무원들의 불만은 알고 있지만 에너지 사용량 10%를 줄이려면 냉·난방 온도와 가동 일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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