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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브레이크 액은 '흉기'

히메스타 2010. 1. 25. 10:13

자동차 브레이크는 말 그대로 차를 멈춰 세우는,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장치다.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 차가 멈춰 서는 것은 달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은 브레이크에 대한 관심이 적고, 그에 따라 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브레이크는 브레이크 라이닝(패드)만 잘 갈아주면 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브레이크를 구성하는 캘리퍼와 디스크, 브레이크 액, 라인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브레이크가 듣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큰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다.

↑ DOT4 규격의 브레이크액

흔히 브레이크 액은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브레이크 액은 알코올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많은 열을 받게 되면 브레이크 액이 끓게 돼 기포가 발생,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브레이크가 듣지 않게 된다. 이 현상이 바로 '베이퍼 록(Vapor Lock)' 현상이다. 급제동이나 긴 내리막길에서 주로 발생한다.

브레이크 액은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일상적으로 2년을 알맞은 교체 시기로 보고 있다. 브레이크 액은 2년쯤 지나게 되면 수분을 5% 정도 함유하게 된다. 6% 이상 수분이 함유되면 당장 교체해야 하므로 매우 위험한 수준이다. 게다가 최근엔 거의 모든 차에 ABS가 기본으로 장착되는 경우가 많아 브레이크 액에 포함된 수분으로 ABS 모듈에 녹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모듈 교체 비용이 꽤 나올 수 있어 브레이크 액의 주기적인 점검과 교체가 더욱 중요해졌다.

자동차 정비업계 관계자는 "브레이크 액은 운전자가 가장 관심을 갖지 않는 부분 중 하나"라며 "관리되지 않은 브레이크 액은 운전자를 위협하는 흉기나 다름없다"라고 지속적인 점검을 강조했다.

한편, 국산차에서 브레이크 액은 흔히 DOT3 규격을 쓴다. 비등점, 즉 끓는점은 낮지만 가격이 싸고 일반적인 상황에서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DOT4 규격 사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DOT3 규격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끓는점이 높아 안전성이 좋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호주에서는 기본적으로 DOT4 규격을 사용하며, 국내에서는 고급차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끓는점이 높은 제품을 쓴다고 제동 성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베이퍼 록 현상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뿐이다. 다만 점성이 낮으면서 끓는점이 높은 고성능 제품의 경우엔 ABS 등의 장치가 훨씬 원활히 작동될 수 있음을 참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