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안주고 부려먹기…겉과 속 다른 사회생활언어 '직장어' 화제
[이브닝신문(OSEN 제휴사)=김미경 기자] 요즘 직장인 관련 인터넷 카페나 주요 포털 커뮤니티에선 직장어가 화제다.
직장어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누게 되는 직장인들의 '정치적 대화법'으로 일종의 겉과 속뜻이 다른 관계어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어떤 특수 집단 안에서 독특하게 쓰는 말로 보통어와 대립되는 은어 혹은 변말인 셈이다.
가령 '오늘 일찍 마쳤다'는 말은 '정시 정각에 퇴근했다'는 의미이고 상사가 '이것만 하고 집에 가게나'라고 말한다면 '오늘 야근하라'는 뜻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가족 같은 분위기(월급 제대로 안주고 막 부려먹습니다), △그 서류는 처리 중입니다(지금 막 쌓여있던 종이 틈에서 서류를 발견했습니다), △팀원들의 의견수렴후 결정하겠다(의견을 들어본 뒤 내 맘대로 정하겠다), △내일 휴일인데 뭐해?(할 일 없는 거 아니까 닥치고 나랑 등산이나 해) △참신한 의견인데(감히 내 말에 토를 달아) 등 '해석'을 하지 않으면 쉽게 알 수 없는 말이다.
이처럼 직장어에는 '괴물'들이 모여있는 직장에서의 힘겨움이 역설적으로 포함돼 있다. 부장이나 선배가 '요새 얼굴 좋아 보인다'는 인사를 건네면 속에는 '일이 편한가 봐'라는 검은 뜻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여러 사람이 위계질서 속에서 생활한다는 게 쉽지 않음을 풍자하기도 한다. 최근엔 한술 더 떠 사내에서의 일상을 비꼰 직장인 탐구생활 UCC도 시리즈별로 나올 정도다.(아래 별도 기사)
이런 직장어가 등장한 배경으론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문화차이를 꼽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한 취업포털업체에서 '직장 내 세대 차 체감정도'를 묻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86%가 '선후배와 세대 차를 느껴봤다'고 답했다. 특히 부장들은 10년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의 복장이나 출퇴근 시간을 볼 때, 사원·대리급은 부장들과 의사 교환을 할 때 세대 차를 가장 많이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내 의사 불통이 직장어를 만들어 낸 셈이다.
최근 들어 인사 구조나 조직 문화가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직장인들이 상사를 평등한 관계로 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직장인 K씨(35세)는 "선배나 상사가 칭찬하는 말들이 어떤 때는 칭찬인지 비아냥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며 상사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여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젊은 직장인들의 해석이 100% 정확한 것은 아니다. 상사가 걱정해주는 말 한마디가 진심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상사의 말을 무조건 비틀어 듣지 말라고 조언한다. 선배들이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너무 구식으로만 치부하면 더 큰 의사소통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요즘 유행하는 직장인 탐구생활 버전
변태 부장이 커피를 부탁해요. 침을 뱉을까 생각해요. 내 침이 아까운 것 같아 그냥 참아요. 부장이 자리를 피하자마자 언니랑 계속 부장 뒷담화를 해대요. 부장 오는 소리가 들려요. 타자를 치며 일하는 척을 해요. 퇴근할 때까지 계속 일하는 척을 해요. 부장은 또 야한 걸 봐요. 야동도 봐요. 야설도 봐요. 야사도 봐요.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지만 쉬쉬하고 있어요. 사회는 이런거니까요. -.-; 노동부에 신고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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