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뉴욕 양키스를 이겼을까
저자 : 조나 케리
2008년 9월 9일 오후 보스턴 레드삭스 홈구장 판웨이 파크, 8회말 투아웃 상황에서 제이슨 베이의 2점
홈런이 터지자 구장은 4만여 보스턴 관중의 함성 섞인 스위트 캐롤라인 노랫소리에 파묻혀다.
레드삭스의 4-3 역전, 패색이 짙어진 탬파베이 레이스의 9회초 첫 타석에 존 댄슨이 섰다.
트리플 A에서 그날 불러 올려져 게임 시작 30분 전에야 합류할 수 있었던 왼손 타자다.
마운드에는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손꼽히는 조너선 파펠본이 올랐다.
2-3 풀 카운트, 공 다섯개를 흘러 보냈던 존슨이 반사적으로 여섯번째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불펜 뒤쪽 관중석으로 떨어지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4-4 동점, 그 한 번의 스윙이 기적을 만들었다.
레이스는 그날 레드삭스를 물리치고 창단 후 첫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세를 몰아 디비전시리즈서 사카고 화이트삭스를 일축하고 다시 맞붙은 레드삭스를 또 넘으며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을 안았다.
2010년에도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시즌에는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역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와일드 카드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탬파페이 레이스는 무슨 힘으로 그 기적을 만들었을까?
2008년 연봉 총액 4400만 달러로 아메리칸리그 꼴찌, 메이저리그에서는 꼴찌에서
두번째 팀이 어떻게 1억 3000만 달러의 레스삭스와 2억 7000만 달러의 양키스를
무릎 꿇릴 수 있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뉴욕 양키스를 이겼을까"는 메이저리그 꼴찌팀 탬파베이 레이스의 유쾌한
반란을 다룬 책이다.
1998년 시즌부터 2007년까지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지구 꼴찌를 도맡아왔던 레이스의
화려한 변신과정을 다뤘다.
문제투성이 기업의 성공 과정과 독특한 리더십을 다룬 경영 소설로도 읽힌다.
메이저리그 동부지구는 호랑이 굴이나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레드삭스가 버티고 있다.
지구 우승은 커녕 와일드카드로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기조차 하늘에 별따기다.
저자는 레이스가 2004년 뉴욕 월스트리트 출신 스튜어트 스턴버그를 구단주로 맞아 들이고
골드만삭스 출신 맷 실버맨과 앤드루 프리드먼에 이어 조매든 감독이 합류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스턴버금 팀은 어떤 구단과도 다른 방식으로 팀을 운영했다.
월스트리트 출신답게 데이터와 통계를 우선했다.
선수를 영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스카우터의 감에 의존하기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투자 기법을 활용해
변화와 성장에 필요한 '눈에 보이지 않는 2%'에 주목했다.
하나를 사는 동시에 다른 하나를 파는 금융거래인 차익거래 방식으로 접근해 성과를 올렸다.
특히 선수의 미래가치를 중시한 것은 유명하다.
레이스의 약점인 수비력을 보강하기 위해 출루율보다 수비능력에 관한 지표에 주목한 것도 잘 알려졌다.
자연히 재능은 뛰어나지만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를 싸게 데려올 수 있었다.
저자는 덕장으로서의 조 매든 감독에게서 시선을 맞춘다.
매든 감독은 선수나 구단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는다.
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작은 공이 튀어나오는 맞춤형 피칭머신도 그가 제일 먼저 도입했다.
매든 감독은 철저한 데이터 야구를 추구한다.
그만큼 선수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는 감독도 없다.
그는 관습적인 지혜에 안주하지 않는다.
고정관념과 완전히 반대되는 쪽으로 일을 하는 편이다.
전통의 불문율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한다.
2008년 8월 17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는 유명하다.
메이저리그에는 몇가지 징크스가 있다.
홈에서 첫번째 아웃 당하지 마라, 쿠바 출신으로 이종격투기 선수로 전향한 호세 칸세코와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지 마라, 어떤 일이 있더라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9회에 승부를
결판낼 수 있는 상대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 등이다.
그런데 매든 감독은 7-2로 앞선 이날 경기 9회말에 만루 상황에서 고의사구 사인을 낸다.
다음 타자가 안타를 칠 확률이 낮다는 데에 승부수를 띄운 것, 매든 감독은 최고의 구원투수가
맨 마지막에 나온다는 메이저리그의 불문율도 무시한다.
가장 훌륭한 구원투수는 시합의 끝 마무리가 아니라 가장 긴급한 상황에 투입해
팀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매든 감독의 소통 방식에도 주목한다.
매든 감독에게 모든 소통은 '긍정적 강화'이기도 하다.
칭찬이나 금전적 보상 등 만족감을 주는 자극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운다는 것이다.
선수를 발굴할 때 약점이 아닌 강점을 보고 가다려 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한다.
'나의 독서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떻게 살 것인가? (0) | 2013.05.29 |
---|---|
이제는 고객의 감성에서 찾아라 (0) | 2013.05.13 |
나는 꾼이다. (0) | 2012.02.17 |
생각을 뛰게 하라 (0) | 2012.02.07 |
가끔은 제정신 (0) | 2012.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