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목소리와 흐릿한 눈가에 젖은 엄마의 눈물
늘 당당하고 활기차던 엄마의 목소리는
이제 세찬 바람 앞에서 떨고 있는 촛불과 같이 흐느끼는데
바라만 보면서 속절없이 입술만 깨문다
87년 동안 나를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주셨는데
단 며칠 동안만이라도 엄마의 생명을 지켜줄 수 없어
가슴 속에 쇳덩어리가 몇개가 들어 있는 듯 그 무게를
견딜 수 없이 아프지만 어찌할 수 없어 눈물만 앞을 가린다
이제 얼마나 더 이 세찬 바람을 견뎌내서 우리와 함께 하실지
알수 없는 시간들, 이 시간만이라도 더디게 흐를 수 있게
막을 수는 없는 걸까.....
저 멀리 홀로 외롭게 떠나실 엄마와 잠시나마 동행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핏기 하나 없는 하얀 얼굴, 그러면서도 내 손을 꼭 잡고 아프지말고
건강하라고 당부하시고 밥 잘 챙겨 먹으라고 당부하시는 엄마에게
내가 해 들릴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가 않는다.
15분간의 짧은 면회시간 동안 힘없이 늘어진 손 잡아 드리는 일 밖에는....
아쉽고 안타까운 시간이 흘러 중환자실에 엄마를 홀로 두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가슴만 아프고 눈물만 흐른다
언제 꺼져서 영영 뵙지 못할 먼곳으로 떠나실지 모를 엄마를 두고
나는 오늘도 사무실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내 일을 하는 내 자신이
가증스럽고 부끄럽기 그지 없다. 세상 사람들도 다 나처럼 살까?
'시, 수필, 나의 일상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요의 땅, 전라 천년의 시간을 걷다" 기획전(2018. 11. 23 - 국립나주박물관) (0) | 2018.11.26 |
---|---|
금년도 마지막 골프모임 - 11. 17(무안컨트리클럽) (0) | 2018.11.21 |
직원 한마음 체력단련 행사(2018. 11. 13) - 목포 유달산 (0) | 2018.11.14 |
친구들과 즐거운 라운딩(2018. 11. 4) - 무안컨트리클럽 (0) | 2018.11.14 |
제92주년 점자의 날 기념식 행사 참석 (0) | 2018.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