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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런에 대처하는 3가지 전술

히메스타 2010. 4. 13. 11:37

[[머니위크]환매 아니라 투자 적기…환매는 나눠서]
'축복의 1700'vs'마(魔)의 1700'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복귀하자, 시장에선 탄성과 비명이 동시에 터져 나온다. 원금 회복(수익률 상승)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펀드런(펀드 대량환매)'의 위협이 무겁게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투심(投心)도 흔들린다. '이참에 빠져나가야 하는 건가?' '환매 뒤 주가 더 오르면?'

참 얄궂은 일이다. 오매불망 기다려온 펀드의 원금회복 지점에 이르니 어째 반토막일 때보다 더 고민된다는 투자자들이 많다. 전문가들의 조언 또한 엇갈린다. 물론 환매 자제론이 우세한 상황. 그러나 투자는 어차피 다수결의 영역이 아니지 않은가. 수익을 거두든 손실을 내든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면 소신 있는 결정이 후회를 줄여줄 수 있다. 펀드 투자 단계 및 심리 상황에 따라 크게 3가지의 펀드 전술을 살펴봤다.

전술1. 쉬어가기/

"펀드 초보, 수익의 맛을 봐라" 현재 시장은 외국인 매수세와 펀드환매로 인한 기관 매도세가 힘 대결을 벌이며 주가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현재의 버티기가 그리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4분기 혹은 3/4분기에 조정을 예측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주가의 하락이 예고(?)된 것이라면 이즈음에서 차익실현을 해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공성률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지난해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 들어가서 수익이 크게 난 경우라면 한번 쉬어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는 특히 펀드 투자 경험이 적은 초보자들에게 알맞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공 팀장은 "초보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높아졌다가 조정을 받아 다시 낮아지면 펀드 투자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면서 "10% 혹은 20% 등 목표한 수익률에 도달했다면 환매해 수익 실현의 기쁨을 맛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술2. 돌진/

"갈팡질팡 길을 묻는다면? 고(go)!"
4월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선 하루 5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뭉턱뭉턱 빠져나가고 있다. 이는 '본전 심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700대 수준에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원금이라도 찾자면서 환매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은 "지금의 펀드 대량 환매는 시장보다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양상"이라며 "단순히 원금 이상이면 나온다기보다 지금 주식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게 맞는가, 아닌가를 먼저 따져보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한다. 환매가 아니라 투자에 나설 시기라는 것.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예상되더라도) 경기 사이클에서 볼 때 이제 바닥을 찍고 회복돼 가는 국면에서 섣부른 환매는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재룡 동양종합금융증권 자산관리컨설팅 연구소장은 "경기가 활황으로 돌아서기 전이라 약간 불투명해 보이는 시기가 바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투자의 적기"라며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향후 상승을 대비하는 '스마트머니'의 가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일단 환매했다가 조만간 조정을 받을 때 들어가면 더 알짜 수익을 챙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 그러면 조정기에 '더 떨어질까' 괜히 가슴앓이를 하지 않아도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조완제 연구위원은 "이익이 나면 환매하고 장이 조정을 받을 때 다시 들어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는 이론적인 얘기일 뿐"이라며 "지금 펀드를 팔 경우 언제 살 기회가 생길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수석재테크팀장 또한 "1700선에 빠진 펀드 자금이 다시 들어가려면 거래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주가가 최소 10%는 빠져야 투자 매력이 생길 것"이라며 "그런데 과연 주가가 조만간 1500수준까지 내려갈 것인가 따져보면 쉽지 않은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투자를 저울질하다가는 제때 투자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따라서 굳이 펀드 투자가 너무 지긋지긋해져서 빠져나가거나 대출 상환 등 긴박한 용도가 아니라면, 시류에 흔들리지 말고 "가던 길을 계속 가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술3. 양다리작전/

"전략적 환매 노린다면?"
투자 목적과 투자기간이 뚜렷하다면 이에 맞는 노련한 환매의 전술을 찾아보자.
#1. 내년에 결혼을 앞둔 K양은 고민에 빠져 있다. 2년 전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5000만원을 펀드에 투자해 현재 약 20%(평가금액 6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정기예금보다는 월등한 수익에 만족하지만 지난 금융위기에 맘 졸이고 기다린 것을 생각해 보니 좀 더 욕심이 난다.

#2. 퇴직을 앞둔 50대 투자자 L씨는 초보지만, 남들이 벌벌 떠는 금융위기에 펀드에 과감하게 1억원을 투자를 해 80%라는 만족할 만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금 이익 실현을 할까 고려중이다.

이에 대해 조영경 중앙이아이피 자산관리센터 팀장은 "일부 환매해 안전자산(예금,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손절 범위를 정해서 끌고 가라"고 권했다.

K양의 경우 현재 평가액 6000만원 중 50%를 지금 환매해 연 5%(세후) 예금ㆍ채권에 넣으면 만기 시 3150만원을 수령한다. 나머지 3000만원은 결혼 자금 사용 전(1년)까지 계속 투자하며, 만일 주가가 현재보다 5% 하락하면 환매하도록 손절 범위를 정해둔다.

이렇게 하면 예금+펀드에서 최하 6000만원을 확보할 수 있다. 주가의 하락에 대비해 현재 수익을 고정시키면서 추가 상승분에 대해서도 수익을 취할 수 있는 것. 물론 주가가 향후 상승 시에는 50% 환매했으므로, 추가 이익은 그 만큼 줄어든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은퇴를 앞둔 L씨 또한 비슷한 관점에서 안전한 부분 환매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다만 이러한 부분 환매 후 투자를 계속하는 전략이라면 펀드에 대한 재점검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조 팀장은 "혹시 갖고 있는 펀드가 환매 압력에 시달려 운용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벤치마크와 비교를 해 펀드 갈아타기를 병행하는 전략도 좋다"고 했다. 또한 해외펀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국내와 해외의 비중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일 투자하고 있는 펀드가 주식형펀드 일색이라면 이에 대한 조정도 고려할 수 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 부장은 "그간 주식형펀드는 주식편입 비율이 60% 이상도 아니고 90% 이상씩 주식을 가득가득 채운 펀드들이 주를 이뤘다"며 "현재 이러한 주식형펀드에 실망한 자금들이 계속 이탈하고 있으므로 수익이 난 자산은 환매해서 혼합형펀드나 (시기별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투자 비중을 결정해주는 랩어카운트 상품) 자산배분형 상품 등으로 일부 옮겨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