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할만한 것들

못배운 부모, 교육열 높다, 옛말

히메스타 2010. 2. 23. 08:54

고학력, 중산층일수록 더 학업지향적

신명호 도시연구소장 "학벌 체험의 역설"

 

고학력·중산층 부모일수록 자녀가 조기에 학업지향적·경쟁적인 태도를 갖도록 키우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벌에 대한 부모의 체험이 양육 행태로 연결되고 있다는 뜻이다.

신명호 한국도시연구소장은 22일 발표한 서울대 사회복지학 박사학위 논문에서 '사회계층에 따른 부모의 양육관행'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는 '고학력·중산층'과 '저학력·노동계층'의 부모·학생 29명을 인터뷰해 심층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학력과 직업지위가 높은 중산층 부모들은 '강한 학벌주의 가치관'을 갖고 있었다. 자녀가 학업에 집중하도록 △학벌에 대한 일상적 의식화 △조기에 공부습관 들이기 △각종 생활통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아빠가 너한테 100억원쯤 물려줄 수만 있어도 이렇게 공부하라고 안 할 거다"라거나 "축구와 노래를 좋아하지만 너는 프로선수와 가수가 될 실력은 못된다"며 '조기에, 장기계획으로' 자녀의 학업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안 하면 힘들게 살 수밖에 없다"며 계층 하강에 대한 위기의식을 경고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반대로 생계유지가 우선인 '저학력·노동계층' 부모들은 "공부를 잘했으면…"하고 막연한 희망을 품는 경향이 강하고, 학벌 인식·위기의식·교육 열망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가 못 배워서 뭘 못한다는 생각은 안 했다"거나 "뒤늦게 학원에 보내지만 흉내내는 수준"이라며 자녀에게 학업 성취의 압력을 주는 강도는 약했다. '저학력일수록 학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사회통념과 달라, 논문은 이를 '학력가치 체험의 역설'이라고 분석했다.

사교육비나 단순 경제력 외에 부모의 학벌체험에 따른 양육관행도 '학력 대물림'이 커져가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본 것이다. 신 소장은 "교육 불평등과 계층 간 격차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큰 교육정책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